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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코리아]영혼 없는 행정부..복지부동에서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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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익 기자I 2017.01.08 13:07:49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까지 맥주시장 규제 완화 발표를 약속해 놓고 결국 지키지 못했다. 앞으로 이 약속을 언제 지킬지도 오리무중이다. 공정위와 기획재정부, 국세청 간 이견이 큰 데다 서로 소통조차 사실상 없다.

2. 한 경제부처 과장은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은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힘 빠진 정권 하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소용도 없고, 괜히 언론과 잘못 얽히면 피곤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일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조만간 해외로 파견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행정부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이 심각한 상태다. 정권말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은 늘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훨씬 일찍 돌입했다. 공무원들은 형식적인 업무 처리만 하고 있을 뿐 새로운 정책은 손도 대지 않고 있다. 각 부처의 새해 업무계획도 전년과 비교해 새로울 게 없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4개 금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 시기를 2018년으로 늦췄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에 확정키로 했던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안은 올해로 발표가 연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탓이 크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행정고시 선배들이 수갑을 찬 모습을 본 이후 일할 욕구를 잃은 공무원들도 많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그동안 내가 열심히 했던 일이 최순실의 지시를 받았던 건 아닐까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부 복지부동의 근본적 이유는 ‘영혼 없는 공무원’에 있다. 정권에 따라 국정과제가 바뀌고, 공무원들의 업무도 변하다보니 ‘국민’보다는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이 바뀌면 곧 교체될 장관의 지시를 열심히 따를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도 늘 반복돼 왔다.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행태가 5년마다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현행 헌법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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