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국보 승격 지정 예고

김성곤 기자I 2015.10.26 09:41:41

문화재청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등 6건 보물 지정 예고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보물 제1021호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하고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등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766년(혜공왕 2)에 제작된 우리나라 최고의 지권인 비로자나불상이다. 제작연대를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고대 조각사 연구에서 기준이 되는 유물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지권인을 취하고 있는 비로자나불 형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를 9세기 중엽으로 봤지만 이 불상의 발견으로 이미 8세기 중엽에 ‘지권인을 하고 장엄이 없는 여래형(如來形)의 비로자나불’이 성립됐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됐다. 또 일부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불두와 불신의 비례가 적절하고 조각 수준이 높아 조형적으로 우수하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는 시자(시중드는 사람)의 시봉(높은 사람을 모시고 받듦)을 받으며 의자에 앉아 고요하게 사색하는 이국적인 모습의 수행자를 수묵담채로 담담하게 담아낸 것. 바위와 수목을 배경으로 하는 고려 오백나한도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고려 시대에 제작된 16나한도로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제15 아벌다존자와 이 작품이 유일할 정도로 희귀하다. 화기를 통해 고려 시대에 제작된 일련의 나한도들과 함께 1236년(고려 고종 23) 김의인의 주관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불화의 기준작이다.

‘고려 십육나한도(제15 아벌다존자)’는 대나무 주장자(수행승이 지니고 있는 지팡이)에 의지해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큼직한 의자에 앉아 2명의 시자에게 시봉 받고 있는 늙은 비구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나한도는 사실적인 인물 묘사, 유려한 필선, 활달한 농묵의 사용, 그리고 붉은색과 백색, 먹색 등의 묘한 색채 대비를 통하여 고려 불화의 높은 격조를 보여준다.

‘고려 오백나한도’는 부처의 제자 중 아라한과를 얻은 500명의 나한을 한 화면에 한 존자씩 그린 그림으로 남아 있는 예가 매우 드물다.

‘신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은 성화 7년(1471년, 성종 2) 3월에 치러진 별시의 문무과 합격자를 수록한 명단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관련 유물 중 가장 시기가 앞선다. 또 과거시험에 합격한 조빈이 발문을 직접 지어 수록한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705년 당나라 반자밀제가 번역하고 송나라 계환이 해설한 경전으로, ‘대불정수능엄경’ 또는 ‘능엄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고려 충선왕 1년(1309)에 간행된 판본으로, 자획이 분명하고 묵색도 선명하고 좋은 점으로 미루어 판각된 직후에 찍어낸 초인본(初印本)으로 추정된다.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20’은 인도 미륵보살의 저술을 당나라 승려인 현장(602~664)이 한역한 100권 중의 제20권이다. ‘유가사지론’은 대승불교 중 ‘유가파’의 기본 논서로 유가행을 닦는 사람의 수행 단계인 17지를 밝혀 깨달음에 이르는 실천법을 담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문화재 7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사진=문화재청)
고려 십육나한도(제15 아벌다존자)(사진=문화재청)
고려 오백나한도 중 제92 수대장존자도(사진=문화재청)
고려 오백나한도 중 제125 진보장존자도(사진=문화재청)
고려 오백나한도 중 제145 희견존자도(사진=문화재청)
고려 오백나한도 중 제170 혜군고존자도(사진=문화재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