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베를린 필하모닉의 더블 베이스 연주자인 25세 청년 에릭슨 루이즈. 10년 전 그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리카스의 빈민가 슈퍼마켓의 점원이었다. 마약과 폭력의 유혹에 빠질 무렵 동네 이웃이 그에게 음악학교를 권했다. 별 생각 없이 학교에 간 그는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한다. 몇 달 후에는 베네수엘라 국립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입단한다. 루이즈가 10년 후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연소 더블 베이스 연주자가 되리라 생각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 덕분이다.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엘 시스테마는 수 십 만명의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르치는 국가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루이즈를 비롯해 LA 필하모닉의 최연소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등이 바로 엘 시스테마가 배출해낸 클래식계의 신성들이다.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6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내한공연을 펼치는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는 3년 전 한국 관객들을 만난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에 이어 엘 시스테마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유명 오케스트라다. 엘 시스테마의 뿌리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틀 간의 내한공연 중 25일에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생상스 교향곡 3번을 들려주며, 26일에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마르케즈 단손 2번 및 히나스테라 에스탄시아 발레 4악장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157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