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한 배짱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봉이 김선달식 `성공 스토리`는 우리 나라 생수 개발의 역사로 이어진다.
1994년 먹는 샘물이 국내에 공식적으로 판매됐고 1999년 1200억원대였던 이 시장은 지난해 45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매년 10%씩 꾸준히 성장해왔다.
`물도 돈이 된다`는 인식은 펀드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05년. 물 펀드는 해외펀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제도를 틈타 집중적으로 출시됐다.
하나의 테마 펀드로까지 부각됐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물 펀드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면서 설정액도 2년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선보인 `산은S&P글로벌워터`, `삼성글로벌Water`, `한국투자워터`,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 펀드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은 -15%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이 28%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또 해외주식형 펀드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이 -8%인 것과 비교해도 부진하다.
또 2009년 당시 2000억원에 달했던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Water` 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130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2009년 44억원에 달하던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 펀드의 설정액도 2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 펀드의 회복세가 유난히 더딘 이유는 반등탄력이 부족했다기 보다 금융위기시 방어적 성격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한마디로 남들이 떨어질 때 너무 떨어지다보니 회복 속도도 그만큼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특수성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투자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에 선보인 물 펀드의 대부분은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기업 분석에도 다소 어려움이 존재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물 펀드의 경우 골칫거리 펀드 중 하나로 꼽힐만큼 설정액이 미미하고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떨어진 상황"이라며 "물 관련 산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하고 성장성과 변동성 또한 크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