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건교부가 도입 13년 만에 서울, 인천 등의 아파트 동시분양 제도를 폐지키로 한 것과 관련해 주택업체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8.31대책 이후 분양 시장이 위축돼 있어, 동시분양 폐지 효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에선 동시분양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동시분양제도 폐지를 환영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율적으로 분양시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업체들은 시장 상황에 맞춰 분양시기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는 동시분양 일정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율적으로 분양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 가운데 한 곳만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동시분양이 폐지되면 자기가 원하는 단지에 모두 청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 그만큼 당첨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경기가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분양 폐지가 갖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동시분양 폐지는 별 효과가 없다"며 "개별 상품에 대한 홍보비나 마케팅 비용이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도 "업체의 분양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 완화를 환영하지만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폐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소업체들은 동시분양 폐지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동시분양제가 폐지되면 수요자들이 선호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에만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업체의 경우 홍보비가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