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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채권시장은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에서 비농업 일자리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다. 발표 직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내린 5.15%까지 떨어졌지만, 매수세가 잦아들자 곧바로 매도세가 거세지며 상승 마감했다.
투기 세력은 국채 공매도를 늘리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헤지펀드 등 비상업 부문의 10년물 국채 매도 미결제약정은 157만계약으로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장기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진 지난달 하순부터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이 급증했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금리가 잠시 내린 것은 공매도 청산(숏커버링) 때문이었지만, 채권 약세론자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정부 재정 불안을 근거로 오히려 공매도를 늘릴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라이프자산운용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급이 상당히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버티는 것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반도체주에 대한 강한 실적 기대와 중장기 성장 기대 덕분이다. AI 관련주가 지수 하락을 막아준다는 뜻에서 ‘AI 풋’이란 말까지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후반 소비자용 AI 에이전트 확산 등을 이유로 엔비디아를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다시 꼽았다. 목표주가는 지난 2일 종가(233달러·약 31만3851원)보다 약 30% 높은 300달러(약 40만4100원)로 제시했다.
미국 장기금리는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올라 3.9%에서 5.3%로 뛰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이익수익률(주가수익비율의 역수·약 5.2%)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 조사업체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는 업종으로 AI·반도체 관련주에 도피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혜택을 거의 확실하게 누릴 수 있어, 실적 확대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 업종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다만 디커플링이 계속될지에 대한 시각은 갈린다. 에버코어ISI가 지난 2일 오전 투자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0%는 현재 관계가 취약해 올해 4분기 중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주가 조정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30% 남짓은 장기금리가 5.5%를 넘을 때까지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20% 남짓은 기술기업의 높은 이익 성장률이 금리 상승 폭을 웃돌기 때문에 디커플링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디커플링이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 40%의 응답자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 경색과 경기 악화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은행주 흐름을 중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까지 금리와 함께 오르던 은행주는 지난달 들어 크게 꺾였다.
주요 은행으로 구성된 KBW은행지수는 지난 8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8월 고점 대비 20% 가까이,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사상 최고가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은행주 조정이 더 깊어지면 강세론자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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