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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 급증한 HL만도, 자본증권 활용에도 재무개선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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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I 2025.12.09 06:01:03

[마켓인]
HL만도, 차입금 중 55%가 단기…3Q말 1조1778억
차입금의존도도 30% 돌파…순차입금비율 60%
북미 등 성장 지역 효율화 위한 시설투자 영향
신종자본증권 발행 나섰지만 근본적 해결책 안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HL만도(204320)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차환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HL만도 CES 2024 부스 조감도.(사진=HL만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만도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2조1433억원으로 전년 말 2조788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31.2%로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 30%를 소폭 상회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5525억원으로 나타났다. 총 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60.2%로 적정 수준인 50%를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단기차입금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단기차입금에는 만기가 1년 미만인 기업어음(CP)과 단기성 차입금은 물론, 기존에 발행했던 장기차입금 중 상환 시기가 임박한 유동성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포함된다.

HL만도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1778억원으로 전년 말 9030억원 대비 30.4% 증가했다. 이에 따른 단기차입금 비중은 43.4%에서 55%로 11.5%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적정 단기차입금 비중이 50%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안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이 1조1758억원에서 9655억원으로 17.9%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즉 HL만도의 단기차입금 증가는 CP와 단기 기업대출 증가 보다는 기존에 발행한 채권과 차입금의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재분류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차입금 부담이 늘어난 HL만도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만기가 사실상 영구에 가까운 조건부 자본성증권이다.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덕분에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면서도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돼 재무관리가 필요한 기업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앞서 HL만도는 지난달 4일 사모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 이자는 4.77%, 만기는 30년이다. HL만도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2000억원 중 16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고 400억원을 운영자금에 투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HL만도의 차입금 규모에 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역시 발행에 따른 금리가 존재하는 만큼 비용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갖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신존자본증권의 경우 일반 회사채 대비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이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조항이 붙어 있어 사실상 5년 내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이 행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HL만도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역시 발행일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고, 미행사 시 2% 가산금리가 붙는다. 즉 콜옵션 행사 시 만기가 짧고 이자 지출이 높은 장기채와 유사한 재무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HL만도 관계자는 "올해말까지 보유 현금과 영업 현금을 통해 차입금을 적극적으로 상환활 계획"이라며 "전년 대비 총 차입금 규모는 축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HL만도의 차입금 부담이 증가한 것은 해외 투자 영향이 크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맞춰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하면서 차입 규모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HL만도는 내년부터 미국 완성차 업체로 공급되는 핵심 부품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발맞춰 현지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앞서 HL만도는 지난해 말 멕시코 공장 증설을 위해 약 25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100만대의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IDB) 2세대 생산·공급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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