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유산연구소, 4~10월 발굴조사 진행
조선시대 서해 연안항로 중요 거점 활용 확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난파선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산 선유도 해역에서 도자기 유물과 금속 유물 등 220여 점의 유물이 추가로 발굴됐다고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29일 밝혔다.
| 2024년 군산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에서 나온 곰방대. (사진=국가유산청) |
|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군산 선유도 해역에서 실시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선유도 해역이 고대, 중세 뿐 아니라 근세에도 서해 연안항로의 기착지로 활발하게 활용됐음을 보여주는 유물로 의미가 크다.
올해 조사에서는 청자 등 도자기 유물 190여 점과 청동숟가락, 상평통보 등 금속 유물 20여 점을 포함해 22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특히 분청사기, 백자, 곰방대 등 조선시대의 유물들은 같은 형태가 여러 점 출수됐다. 이는 선원들이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배로 운반했던 화물로 추정된다. 태안에서 발굴된 조선 전기 조운선(세곡과 공물을 운반하던 화물선)인 ‘마도4호선’을 제외하고 수중 출수(出水)된 조선시대 유물 대부분이 선원들이 사용했거나 유실된 유물이었단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발굴 해역에서는 몇 점의 목제 닻가지(닻이 고정되도록 해저에 박히는 갈고리 부분)가 개흙에 묻힌 채 확인됐다. 이는 조선시대 말기 그려진 ‘만경현 고군산진 지도’에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기록을 실증하는 유물이기에 의미가 있다.
| 2024년 군산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에서 나온 분청사기와 백자들. (사진=국가유산청) |
|
선유도 해역 조사는 해저에서 유물을 목격한 잠수사의 신고를 계기로 2021년 시작했다. 2023년까지 선사시대 간돌검을 비롯해 고려청자,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등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유물 660여 점을 발굴했다. 현재까지 고선박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화물로 실렸던 청자다발과 선박에서 사용한 노, 닻도 확인돼 이곳에 난파선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현재까지 진행된 군산 선유도 해역의 발굴조사 결과를 정리해 2025년 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 2024년 군산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에서 나온 상평통보. (사진=국가유산청) |
|
| 2024년 군산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에서 나온 고려와 조선시대 자기들. (사진=국가유산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