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는 물론 한국 장르문학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번 ‘저주토끼’의 부커상 최종 입후보 성과는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27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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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원에 따르면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이후 한국문학 작품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성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한국문학 해외 수상·입후보 건수는 약 5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오정희 작가의 ‘새’가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은 이후 2015년까지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건수는 누적 1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6건, 17건의 수상·입후보 성과를 보였다.
번역원 측은 “한강의 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며 “이러한 추세에 비추어, 올해 정 작가의 입후보 성과 역시 향후 한국문학 작품의 수상·입후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판권 거래 활성화 선순환 기대②
‘저주 토끼’는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영어로 번역 출간됐다. 현재까지 17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체결돼 기대 현실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저주토끼’의 부커상 쇼트리스트 진출에는 작품을 직접 발굴하고 출간을 추진한 번역가 안톤 허(본명 허정범)와 한국문학 작품을 지속해서 출간해 온 출판사 혼포드 스타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번역원은 뛰어난 원작과 우수한 번역, 현지 출판사의 출판·홍보 역량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외된 장르문학 재평가·가능성 확인③
아울러 한국 문단의 장르적 다양성을 확장하는 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르 문학은 판타지, 과학소설(SF), 추리 등 특정 유형의 서사를 띤 문학으로 대중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국내 문학계에서는 순수 문학에 비해 저평가되거나 소외돼 온 게 사실이었다.
2017년 출간된 ‘저주 토끼’는 공포, 판타지, SF가 혼재된 10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머리’, ‘몸하다’, ‘안녕, 내 사랑’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이 실렸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 중 여러 장르성을 갖춘 단편집은 ‘저주토끼’뿐이며 환상문학에 속하는 작품으로도 유일했다.
번역원은 연간 약 180~200여 종의 한국문학 번역서가 출간되고 꾸준한 한국문학의 수상 또는 입후보, 선인세 규모 증가, 해외출판사와 선 계약 체결 후 번역원 지원 신청 건수 증가 등에 비춰 현재를 문학한류의 도입기로 보고 있다.
이번 입후보 소식을 계기로 각 지표의 양적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번역원에서는 해외출판사를 통한 번역출간 지원 확대 및 번역인력 양성 전문화 등을 통해 문학한류 ‘성장기’ 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