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계약 당사자인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 한앤컴퍼니(한앤코)는 급기야 지난 23일 “계약서대로 매각을 이행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홍 회장 등 매도인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계약서대로라면 8월 31일까지 거래가 종결됐어야 했지만 홍 회장 측이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9월 14일로 한차례 연기한 상태다. 한앤코 측은 계약서상 매각시한을 넘길 경우 홍 회장 측이 자칫 억측을 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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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 측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는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송을 제기한 한앤코 역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거래종결시 소송은 자동으로 종료된다”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소송을 제기한 이유 자체가 거래종결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LKB앤파트너스를 벌률대리인으로 선임한 홍 회장 측의 향후 움직임도 주목된다. 한앤코의 소송에 맞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서다. 막판 소송전 양상으로 확전될 경우 거래종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남양유업보다 한앤코가 유무형의 손실을 더 입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제값을 쳐준다고 홍 회장 측이 경영권을 넘길까”라는 말까지 나온다. 애초 홍 회장 측이 경영권 매각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미다.
앞서 홍 회장 측은 지난 5월 한앤코와 남양유업 지분 53.07%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거래 가격은 3107억원이었다. 이는 남양유업이 보유한 건물 등 유형자산의 순장부가액(3693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홍 회장 측이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간 갑질 횡포를 비롯한 오너일가의 일탈 및 실적 악화 등에 따라 주주가치가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손실을 감안한다면 (지분매각에 따른)기업가치의 적정성은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홍 회장 측도 이를 고려하고 경영권 지분 매각을 결심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합리적 관측이다.
문제는 홍 회장 측이 지분매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변심했다는 점이다. 사퇴를 약속했던 홍 회장뿐 아니라 두 아들, 부인 이운경 고문 등 오너 일가의 복직은 이를 방증하기에 충분하다. 오너 일가의 기행에 따른 거래종결 불확실성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선 보기드문 경우다. 특히 남양유업과 같이 소비자와 밀접한 BtoC 기업의 경우 ‘신뢰’는 기업가치의 중대요인으로 작용한다. 벼랑 끝에 몰려 배수진을 친 홍 회장 측의 반격카드가 통하더라도 지속가능한 기업의 본질적인 신뢰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