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 “예를 들면 1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해외 자산운용사가 8000만달러, 삼성생명이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식”이라며 “연 5% 수익률 정도면 선방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해외사업부문을 부회장 직속 체제로 바꾸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2010년 취임 당시 기대했던 것보다 해외 영업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중국과 태국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의 현지 보험사와 합작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생명은 해외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현재 1000억원 수준인 해외 매출액을 27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총 7개국 12개의 해외 거점을 두고 있고 중국과 태국 등 2곳에 합작법인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퇴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뒤 2026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2031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25.1%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 4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의미다.
박 부회장은 “현재 200조원에서 2020년 680조원으로 규모가 커지는 은퇴시장의 추세에 맞춰 이에 집중해야 한다”며 “생명보험의 저변부터 확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에게) 은퇴는 40~50대가 아닌 사회 초년생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험업계에 화두가 되고 있는 민원 감축에 대해서도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고객이익 중심’회사로 변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전체 임직원과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고객이익을 우선하는 업무와 영업활동 실천을 위한 마인드 제고 교육프로그램을 올해 3월부터 운영 중이다. 매월 최고경영자(CEO) 주관의 고객위원회를 열어 주요 고객관련 이슈의 해결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보험의 특성상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민원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라며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3월 발표한 ‘비전 2020’을 통해 세계 15위(자산 기준) 안에 드는 세계적인 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020 비전은 앞으로의 성장 로드맵을 구체화한 것이며,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2020년까지 자산 500조원, 매출 100조원의 보험사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0회계연도 기준 자산 146조원, 매출 26조원에 비해 세 배 이상 규모다.
이를 위해 ▲국내 보험사업 강화 ▲미래 성장동력 육성 ▲사업 다각화 등의 3대 전략도 세웠다. 또 ‘업의 개념’과 ‘비전’을 기초로 경영의 근간이 되는 5대 핵심가치를 ‘고객중심·사람중시·프로지향·도전추구·소통원활’로 정하기도 했다.
그는 “2020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인 보험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1953년 충북 청원 출생으로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삼성캐피탈·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그룹 중국 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생명 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