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여권내 차기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를 맞아 비상할 수 있을까?
김 지사는 한동안 한나라당 안팎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박근혜 대세론을 저지할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정치적 환경은 매우 어려워졌다.
특히 오 전 시장이 지난해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로 퇴진한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캠프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말 ‘김문수 vs 오세훈’ 단일화라는 히든카드를 통해 박근혜 대항마로의 비상을 노렸지만 이는 오 전 시장이 물러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후 박근혜 대세론은 더욱 공고화됐고 김 지사의 존재감은 더욱 미미해졌다. 서울시와 비교할 때 경기도가 중앙 언론의 관심권에서 상대적으로 밀려나 있다는 점 또한 불리한 요소였다. 더군다나 김 지사의 각종 발언이 구설수에 오른 것도 문제였다. 김 지사측은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억울해했지만 대중적 이미지는 이미 상당부분 추락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대권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극단적인 평가도 나온다. 김 지사는 실제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5% 미만의 저조한 성적으로 하위권에서 쳐져있고 당내 조직기반 역시 매우 취약한 편이다.
김 지사의 대권가도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차명진, 임해규, 안병도, 유연채, 박상길 등 측근 5인방의 4월 총선 생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독수리 오형제’로 불리는 측근 5인방이 19대 총선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권 잠룡인 김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이 공천과 총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당 안팎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들이 여의도 입성에 모두 성공한다면 김 지사로서는 금상첨화다. 취약한 당내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발언권도 강화할 수 있다.
측근 5인방의 맏형은 차명진 의원(재선, 경기 부천시 소사구)이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지지사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차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부터 경기지사 선거까지 김문수 지사와 함께 4번이나 선거를 치르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
또 임해규 의원(재선, 경기 부천시 원미구갑)은 과거 민중당 시절부터 김 지사와 함께 해온 교육전문가다. 임 의원은 김 지사에게 정책적 조언에 중심을 두고 조용한 도우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가인 안병도 당협위원장(원외, 경기 부천시 오정구)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캠프내 정세분석위원장직을 수행했으며 김 지사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유연채 전 정무부지사는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BS 앵커 출신인 유 전 부지사는 2009년 2월부터 경기도에서 김 지사와 호흡을 맞춰왔다.
막내인 박상길 전 언론특보는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파주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 사무처 공채 출신인 박 전 특보는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김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기획통이다. 특히 경기도 서울사무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경기도의 주요 역점사업을 국회에서 관철시키며 김문수 사단의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