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T(030200)-KTF(032390)간 합병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다.
타임워너(Time Warner)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그룹에 대항할 국내 기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3일 "KT가 정식으로 합병승인을 신청하지 않아 아직 검토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타임워너와 같은 거대 그룹에 맞서기 위해선 우리나라에도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타임워너의 매출규모는 400억달러이고, KT와 KTF가 합쳐도 200억달러 수준"이라며 "매출규모가 2배인 타임워너가 북미시장을 넘어 아시아 진출을 넘보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아시아지역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에 대항하기 위해선 기업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KT-KTF 합병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타임워너는 미국의 종합 미디어 기업 그룹으로 잡지 타임 및 영화사 워너브라더스, 뉴스 전문채널인 CNN, AOL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44조원이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상임위원 협의체로, 실무선에서 합병에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실제 어떠한 결정이 나올지 미지수라는 견해다. 하지만 방통위 실무선에서 개별 상임위원들에게 합병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회의 안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의미있다는 반응이다.
이와관련, 통신업계에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KT가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TF와 합병하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시장지배력이 더 커져 공정 경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KT-KTF 합병시 영향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데이콤·LG텔레콤·LG파워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간 합병도 연이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합병승인 신청을 방통위에 올리면 본격적인 합병 찬반논리가 나올 것"이라며 "경쟁사 입장에서는 합병반대 또는 합병승인시 여러 조건들을 얻어내는 전략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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