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광풍)밤샘줄서기, 떴다방 다시 등장

윤진섭 기자I 2006.11.22 11:12:45

마산메트로시티 평균 7대1마감, 서울숲 등 분양 조기 마감
계약 100% 단지 속출, 집값 급등에 조바심 분양시장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아파트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청약 조기 마감, 초기 계약률 100% 단지가 속출하는가 하면 밤샘 줄서기, 떴다방 등장 등 혼탁양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곳도 모조리 팔리는 분위기여서 청약 예정자들이 가격 불감증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태영 마산 메트로시티 평균 7대1..100% 계약단지 속출

22일 태영(009410)은 한림건설과 공동 시행, 시공하는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 1순위 청약접수 결과 2127가구에 총 1만5080명이 청약 평균 7대 1로 청약 마감됐다고 밝혔다. 마산 1순위자(2만여명) 4명 중 3명이 청약한 셈이다.


▲ 평균 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마감된 마산 태영 메트로시티는 떴다방, 밤샘 줄서기 등 과열 양상을 빚었다
40평형(216가구)이 가장 높은 14.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6평형(716가구)에는 7411명이 청약해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1평형(58가구)에도 536명이 청약했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000720)이 성수동에 선보인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75.4대 1의 평균경쟁률로 전평형 1순위 마감됐다. 35B평형은 42가구 모집에 1만1694명이 청약해 316.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고, 분양가가 평당 3241만원으로 전국 최고가였던 92평형 펜트하우스도 2가구 모집에 26명이 청약해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호조 뿐만 아니라 100%의 계약률을 보이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최근 인천 에코메트로 2920가구를 계약 초기에 몽땅 팔아치운데 이어 우림건설이 이달 초 경기 광주 오포읍에 분양한 135가구도 정식 계약기간에 분양이 끝났다. 동부건설이 분양한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부센트레빌도 이달 13-15일 계약기간 안에 194가구가 모두 팔렸다.

분양 초기 고전했던 업체들도 최근 분양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 대주건설의 용인 공세리 피오레 아파트 2000가구는 고분양가 논란으로 지난 7월 분양 초기 계약률이 바닥을 면치 못했으나 현재 99%까지 올랐다.

◇"집장만 빨리하자" 수요자 조바심, 고분양가·정부대책 무감각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곳이었지만 모조리 팔려 집값 급등에 조바심이 난 청약 예정자들이 '가격 불감증'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KT부지에 들어서는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2140만원. 주변 아파트 시세가 평당 최고 2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비싼 금액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 5일 동안 5만5000여명이 몰렸을 만큼 과열 양상을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근 뚝섬 상업용지 주상복합이 고가에 분양될 예정이어서 향후 평당 3000만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에 총 6만여 명 가까이 몰린 대구 수성구 상동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도 분양가는 평당 940만-1299만원선으로 인근 시세보다 약간 비싼 편이지만 무난하게 청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영 마산 메트로시티 사업에는 떴다방, 밤샘 줄서기 등 과거 벌어졌던 청약 투기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탁 양상을 빚었다.

실제 청약 전 날인 지난 20일 오후 5-6시부터 청약자들이 이불 등을 쓰고 밤새 줄서기를 해 일대가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으며, 청약자 대신 돈을 받고 줄을 서 주는 전문 아르바이트생과 주부까지 등장하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심지어 떴다방들은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을 얹어 전매를 알선해 줄테니 당첨되면 알려달라"며 투기를 부추겼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분양가 인하 등 대책을 내놨지만 수요자들은 `정부 말만 믿었다가는 오히려 손해` 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만 청약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며 “분양가에 대한 무감각, 빨리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조바심, 청약을 통한 재테크, 정부 대책에 대한 신뢰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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