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정부가 내놓은 3.30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외로 강도가 세기 때문에 당분간 재건축 아파트 값 급등세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8월 관리처분인가신청 단지의 경우 이익환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미 관리처분을 신청한 단지나 분양권인 재건축 단지 등의 가격이 오히려 더 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이 같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일종의 공급 축소 효과로 이어져 여건이 뛰어난 강남이나 분당, 목동 등의 일반 아파트로 수요가 옮겨가 이들 아파트 값이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이번 대책은 정부가 강남 재건축을 공영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라며 “간접 환수 방식인 임대아파트 의무건립과 함께 이 제도가 시행되면 사실상 이익의 70%를 환수하기 때문에 재건축이 투자수단으로서의 메리트는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PB지원팀 과장도 “추진위 시점의 초기 재건축단지까지 이익을 환수하겠다는 점에서 이전 재건축 대책과 차이가 있다”며 “특히 안전진단을 강화키로 함에 따라 속칭 재건축 타이틀을 달고 가격이 뛰던 곳들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속대책으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당장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정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지속될 수 있을 건지를 관망하며 당분간 매물을 내놓지 않고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8월 법 시행일까지 관리처분신청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개발부담금 부과에서 제외됨에 따라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뛰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이는 이미 관리처분신청인가를 받거나 임박한 단지에 대해 사실상 이익환수의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강남 진입 수요가 이들 단지에 몰릴 게 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무는 “이번 조치로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아,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있다”라며 “그러나 강남을 대체할 만한 곳이 없는 현실에서 재건축 기대감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안명숙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도 “재건축 투자 수요는 관리처분인가 신청단지-사업시행인가 단지-조합설립인가 단지 등 이익 환수범위가 적은 단지를 중심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는 별도로 이익 환수와는 관계가 없는 강남이나 목동 일반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