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철 롯데백화점 AI STUDIO장(상무)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AI 시대 MD의 역할 변화를 이같이 설명했다. 매출 등 수치를 취합하고 브랜드 간 관계를 분석하는 일은 AI가 맡는다. MD는 고객의 취향을 읽고 공간을 기획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4000여개 브랜드를 분석하는 ‘브랜드 AI’를 도입한 데 이어, 점포별 영업 전략 수립을 돕는 ‘스토어 AI’와 사내 AI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통합 허브 ‘AI 포탈’까지 추진하며 전사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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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이미 MD 업무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전사에 도입한 브랜드 AI는 4000여개 브랜드의 실적과 고객 특성, 브랜드 간 연관관계를 분석해 MD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현업 피드백에 따르면 브랜드 1개를 기초 분석하는 데 평균 8시간가량 걸리던 자료 작성·분석 시간이 50% 이상 줄었다. 도입 첫 달 브랜드 AI를 써본 MD 등 현업 직원의 재접속률은 70%에 달했다. 최 상무는 “바이어 개인의 직관과 파편화된 엑셀 분석에 의존하던 의사결정이 정량적이고 다차원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AI는 MD의 시야도 넓혀준다. 담당 카테고리 안에서만 브랜드를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사 구매 패턴을 교차 분석해 카테고리가 달라도 고객 취향이 비슷한 브랜드를 대체재나 보완재로 제시한다. 다만 최종 판단은 사람 몫이다. 브랜드의 감성적 분위기와 디자인 독창성, 매장 연출력, 파트너사의 협력 의지처럼 숫자로 재기 어려운 요소까지 종합해야 해서다.
이 같은 흐름의 밑바탕에는 ‘데이터 온톨로지’가 있다. 점포·상품·브랜드·고객·매출 등 흩어진 정보를 모으는 데서 나아가 서로 어떤 관계인지까지 연결한 일종의 ‘데이터 지식 지도’다. 이를 활용하면 “A매장을 찾은 고객이 왜 B매장으로 이동했는지”, “특정 브랜드가 빠지면 층 전체 매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같은 복합 분석이 가능해진다. 최 상무는 “인프라와 범용 모델은 글로벌 최고 기술을 도입하되, 온톨로지와 AI 통제 장치는 철저히 자체 내재화해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롯데멤버스의 L.POINT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그룹사 통합 데이터플랫폼 등을 활용해 계열사 데이터까지 결합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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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접점에서는 AI가 새로운 검색창이 되는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앱 쇼핑 챗봇 ‘더스틴’과 가상 피팅 ‘셀핏’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챗GPT 앱에 서비스를 적용했고, 8월부터는 생성형 AI 검색 최적화(GEO)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최 상무는 “네이버·구글 검색 광고에 의존하던 B2C 마케팅을 ‘차세대 AI 답변 엔진 선점’으로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의사결정 깊숙이 들어올수록 오류와 환각 관리도 중요해진다. 롯데백화점은 AI가 낸 수치를 원천 데이터와 대조하는 검증 체계를 두고, 분석 결과에는 출처를 함께 표시한다.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리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원칙도 적용한다.
그가 그리는 ‘AI 백화점’은 기술이 전면에 드러나는 매장이 아니다. 직원은 출근하자마자 AI가 정리한 전날 매출과 상권 이슈를 확인하고, 보고서 작성 대신 팝업 기획과 브랜드 미팅에 시간을 쓴다. 최 상무는 “가장 훌륭한 리테일 AI는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가장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술’”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 취향의 발견이라는 본연의 경험을 더욱 백화점답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