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Edaily “금융지주 회장 연임, 사외이사 아닌 주주가 결정”…국민연금 등판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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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1.28 06:00:00

금융당국, 지배구조 TF 논의 과정서 국민연금 참여 검토
연임·승계 절차 투명성 강화 논의…주주 역할 확대 여부 주목
국민연금, 주요 금융지주 핵심 지분 보유…의결권 영향력 변수
관치 논란 속 “주주 감시 강화” vs “경영 자율성 훼손” 공방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에 국민연금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절차를 ‘이사회 중심’에서 ‘주주 중심’으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제도 설계 단계부터 테이블에 참여할 경우 지배구조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에 국민연금 참여 검토

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TF 논의는 권고 수준을 넘어 제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과도 네트워킹을 이어온 만큼, TF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참여해 의견을 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회의 일정이나 구체적인 의제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의견 수렴이 필요한 사안이 있을 경우 국민연금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 내부에서도 참여 방식과 시점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논의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금융지주의 구조적 특성이 있다. 대형 금융지주는 특정 대주주가 지배하기 어려운 소유 분산 구조로 운영되면서, 실제 권한이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에 집중돼 왔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 후보를 추천하고 주주총회는 일반결의로 이를 추인하는 관행이 굳어지면서, 연임 여부가 소수 사외이사 판단에 좌우된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하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회장들의 ‘이사회 참호 구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관련 논쟁이 재점화됐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지배구조 TF를 가동하고, 오는 3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하는 한편 법·제도 정비 가능성까지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TF에 국민연금이 참여할 경우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에서 6~9%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BNK금융지주처럼 다른 최대주주가 있는 경우에도 국민연금 지분이 상당한 수준을 차지한다.

지금도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회장 연임과 연결된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일부 금융지주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에 반대표를 던진 전례도 있다. 다만 일반결의 구조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과를 바꾸기 어려워, 의사 표현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이번 논의의 핵심은 ‘국민연금이 반대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국민연금의 판단이 실제로 의미를 갖게 되느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특별결의 도입이나 후보 단계 주주 의결 방식이 적용될 경우, 금융지주 회장 연임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은 더 이상 주변 변수가 아니라 연임 성사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금융지주가 다른 민간기업보다 거버넌스가 반드시 더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CEO 승계와 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개선 여지가 분명하다”며 “국민연금이 참여해야 논의가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사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황에서 ROE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며 “성과 측정 기준을 더 엄격히 하고, 후보 풀도 국내에만 가두지 말고 해외 경험을 가진 인재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장 연임부터 사외이사 추천까지…영향력 강력해지나

금융권이 또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사외이사 추천 문제다. 논의의 초점은 국민연금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 추천 과정에 주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제도화할 수 있느냐다. 외부 추천인단 확대, 후보 검증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의견 수렴, 후보 선정 기준과 추천 사유 공시 강화, 사외이사 교육 의무화·자격평가 도입 등이 함께 거론된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주 통제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주총 시즌을 앞두고 논의가 급속히 진행될 경우 경영 연속성과 승계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TF 참여가 특정 인사 찬반으로 연결될 경우, 정부가 연금을 통해 민간 금융사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치’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연임 안건에 반대하거나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견제 역할을 하는 방식이 제도화되면 지배구조 개선에 분명한 동력이 붙을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성과 수익률 제고라는 원칙을 명확히 지킬 경우 관치 논란은 과도한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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