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지난해 4월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 확대 사실을 알리며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 기업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었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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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회장의 투자 확대에 발맞춰 일본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강화했고, 일본 기업들 역시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등 자본 수익성 제고에 나서며 호응했다. 그 결과 2022년 말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었던 상장사 중 169곳이 1배 이상을 회복했고,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도 51%에서 44%로 떨어졌다.
실제로 워런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9%까지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현지시간)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가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마루베니·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 지분을 9%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7.4%에서 이후 9%까지 늘린 것이다.
버크셔는 1조 3000억 엔의 채권 수익으로 일본 진출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했고, 2019년 7월부터 5개 기업에 총 1조 6000억 엔을 투입해왔다. 이들 5개 종목의 평균 미실현 수익률은 현재 55%에 달한다고 버크셔는 설명했다.
버핏은 일본 5대 무역 상사에 대해 “미국 기업들에 비해(경영진에게) 훨씬 덜 공격적으로 보수를 지급하고, 수익의 3분의 1만 배당으로 지급하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면서 “보유한 막대한 현금은 다양한 사업 구축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식을 재매입하는 등 버크셔와 닮았다”고 호평했다.
버크셔는 또 이날 연례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미국 정유업체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을 가장 많이 매입했으며, 현재 이 회사의 지분 27.8%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연례 서한에서 옥시덴탈의 CEO(최고경영자) 비키홀럽을 칭찬하며 “옥시덴탈이 국가와 소유주 모두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옥시덴탈을 매입하거나 관리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또 오랜 지분인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고, 수십 년동안 복리로 가치가 상승했다고도 밝혔다. 버핏은 “두 회사 모두 수익과 배당을 늘려 다시 한 번 보답했다”면서 “두 회사 모두 올해 배당금을 확실히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버크셔는 전체 투자액의 50.04%를 보유했던 애플 비중을 지난해 4분기 1.09% 줄이고, D.R호튼과 글로브라이프 등은 전량 처분하는 등 연간 240억 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편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5월 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릴 예정이다. 버핏은 자신의 후계자인 그렉 아벨(Greg Abel)과 버크셔의 보험 사업을 운영하는 아지트 자인(Ajit Jain)과 함께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