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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평화행동 등은 ‘윤석열-기시다 한일정상회담 시민단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정상회담이 또다시 3월 16일처럼 한국의 굴욕외교, 굴종외교가 되지 않아야 한다”며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배상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제동원 및 식민지배 사죄·배상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경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거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등을 요구했다.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기시다 총리와 일본 정부는 역사 정의를 배반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해치는 정책 방향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법적 배상 문제는 100년 전 역사 문제가 아니라 불과 5년 전 나온 판결이며,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문제도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은 위험한 헌법 파기적 작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바리케이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기시다 총리 환영 집회를 주최한 한미일동맹강화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진영엔 대형 일장기와 미국 국기가 바람을 타고 펄럭였다. 참가자들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Welcome!’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한·미·일 국기를 연신 흔들었다.
일본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보수단체 회원 일부는 트럭 확성기 마이크를 들고 “반일파들은 물러나라”, “빨갱이들” 등 욕설을 섞은 말을 기자회견장을 향해 내뱉었고, “자유대한민국 만세”, “한미일 동맹 만세”를 외쳤다. 직접 이들을 향해 돌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아 돌아가는 회원도 있었다. 또 다른 보수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같은 시각 종로구 일본대사관 정문 앞에서 ‘기시다 총리 환영 집회’를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입국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오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무른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을 한일 양국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이 의제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지난 3월 16~17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뒤 52일 만에 이뤄진 만남으로, 한일 양국 정상이 서로 오가는 ‘셔틀 외교’ 복원은 지난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서울 방문 이후 약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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