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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 `세일즈 외교` 결실…수에즈운하청-삼성重 MOU 체결

이성기 기자I 2021.10.13 09:37:08

이집트 방문 첫날, 삼성重 입찰 소식 듣고 수주 지원
알시시 대통령-운하청장 면담 `한국 조선 경쟁력` 설득
수에즈 운하청, 입찰서 제출 이틀만 15억 달러 규모 양해각서 맺기로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국내 기업이 이집트 대형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청은 11일(현지시간) 한국의 삼성중공업 측에 11월 초 조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고 알려왔다. 박 의장이 지난 10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삼성중공업의 수에즈 운하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2일(현지시간) 수도인 카이로에서 아랍·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의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에 약 15억 달러(1조 8000억원) 규모의 조선소(선박 건조 및 수리를 위한 수리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이달 9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 기업으론 수에즈 운하청 발주 사업에 입찰서를 낸 첫 사례다.

박 의장은 이집트 공식 방문 첫 날인 지난 9일 삼성중공업이조선소 건설 입찰제안서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날 이집트 대통령궁에서 알시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 분야는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한국기업이 조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조선소 프로젝트 외에 △현대로템의 카이로 메트로 전동차 사업(20억 달러 MOU 체결) 본계약 조기 체결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패키지 수출 사업(20억 달러 규모) 참여 △엘다바 원전사업(4기, 한국수력원자력 등 참여 추진) 등 이집트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이에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의장은 알시시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곧바로 수에즈 운하로 이동해 오사마 무니르 라비 수에즈 운하청장을 만났다. 이 회동에서도 박 의장은 “한국의 조선 산업은 기술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라비 청장은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중요한 사안인 만큼 잘 고려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양해각서 체결 의향을 삼성중공업 측에 전달했다.

홍진욱 주이집트 대사는 “수에즈 운하청장이 삼성중공업의 제안서 내용 중 각 조선소(선박 건조 및 수리)의 단계적 발전 방향과 현지 경제와의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전한 뒤, “본계약이 남아 있긴 하지만 조선소 건설 수주가 유력해진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2일(현지시간) 수도인 카이로에서 아랍·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의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사무총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한편 박 의장은 12일 카이로에 위치한 아랍연맹 사무국에 들러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사무총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 선언 등에 관해 설명하고 아랍연맹 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박 의장은 “정전 상태를 종전으로 바꾸자는 것이고 아랍연맹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남북한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 공동발전을 이루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불 가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종전 선언 제안은 평화를 위한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한다”며 “아랍연맹에서는 아랍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긴장과 갈등이 해소되면서 평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고 이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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