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메모리 호황을 이끄는 서버 D램의 가격 상승세가 올 하반기 들어 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발(發)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지만 공급이 점차 늘어나며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22일 올해 상반기 서버 D램의 평균 출하 이행률이 80%를 웃돌며 빡빡하던 수급 상황이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공급이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업체가 D램 사용처별 생산 비중을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 D램 생산 비중을 각각 31%, 33%까지 확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 환경이 바뀌며 개별 기업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도 급속도로 증가했고, 핵심적으로 필요한 부품인 D램 공급 역시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에 이어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 등 중국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D램 품귀 현상을 불러왔다.
그러자 서버 D램 몸값은 계속 높아졌다. 올 상반기에만 10%가량 올랐을 정도다. 이에 맞춰 주요 D램 업체도 생산 비중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32GB(기가바이트) 서버 모듈 가격이 1~2% 오르는 데 그치며 전반적으로 3분기 계약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렇다고 서버 D램 수요 자체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D램익스체인지는 판단했다. 서버용 프로세서인 인텔의 펄리(Purley)와 AMD의 네이플스(Naples) 플랫폼 모두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서버 D램당 평균 콘텐츠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펄리 보급률이 현재 50%에서 4분기 80%대로 높아지면서 32GB 서버 모듈 보급률도 연말께 70%를 넘길 것”이라며 “북미와 중국의 데이터센터 수요도 유지돼 서버 D램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X나노로의 공정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연말께도 20나노 D램이 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D램익스체인지는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18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다른 D램 업체는 오는 4분기까지 1X나노 D램 생산 비중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