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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속에 비장함 녹인 ‘창극 삼국지’

경향닷컴 기자I 2009.10.19 12:00:00

국립창극단 ‘적벽’ 29일부터 막올려
24일 구례동편소리축제 ‘산불’ 공연도

[경향닷컴 제공] 국립창극단이 판소리 ‘적벽가’를 모태로 창작한 창극 ‘적벽(사진)’을 무대에 올린다.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출자는 “판소리는 우리 문화의 보고”라고 역설해온 이윤택(57)이다. 국립창극단의 유영대 감독은 “이윤택에 의해 다시 태어난 한국판 삼국지”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삼국지의 여러 인물 중에서도 조조와 관우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적벽강이 불타오르면서 화살이 난비하는 ‘적벽화전’ 장면은 창극 ‘적벽’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대목으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초의 애환을 섬세하고 코믹하게 드러내는 대목도 있다. 특히 조조의 군사들이 신세 타령을 늘어놓는 ‘군사 설움 타령’이 그렇다. 또한 조조가 “누가 남았느냐?”라고 물으면서 간신히 살아남은 100명 군사를 점호하는 ‘점고 장면’은 ‘적벽가’에서 가장 비장한 대목으로 꼽히는 부분. 하지만 유영대 감독은 “이윤택 연출가 특유의 해학 속에 비장함을 녹여낼 것”이라며 “너무 무겁지 않게 처리하면서,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악은 판소리를 비롯해 정가와 가곡, 불교음악인 범패까지 두루 사용될 예정이다. 이용탁 음악감독은 “국립창극단의 이전 작품인 ‘춘향’이나 ‘청’보다 더욱 남성적인 분위기의 음악이 펼쳐질 것”이라며 “박동감 넘치는 타악이 자주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창극단은 이에 앞선 이달 24일, 전남 구례에서 고(故) 차범석의 희곡을 창극화한 ‘산불’도 공연한다. 빨치산 출신의 청년 ‘규복’과 양씨댁 며느리 ‘점례’ 등을 통해 이념에 희생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 2007년 국립창극단이 ‘젊은 창극’으로 초연했던 창극이다. 박성환 연출, 안숙선 작창. 이번 공연은 전남 구례에서 23~25일 열리는 ‘2009 구례동편소리축제’의 일환이다. 유영대 감독은 “가을밤 정취가 만연한 야외무대에서 창극 ‘산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내년에 규모를 더욱 키워 국립극장에서 다시 공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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