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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는 지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Autodesk)의 CEO로 일해왔다. 그녀가 오토데스크를 이끌던 14년동안 매출은 3억달러에서 15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고 회사의 주가는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오토데스크는 세계 4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영화 타이타닉과 킹콩, 시드니의 텔스라 스타디움 등 각종 건축물과 영화 속 3D효과의 중심에 오토데스크가 있다.
이에 앞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부사장과 CEO 직을 역임했으며, 그 전에는 3M과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 등에서 일했다. 현재 제리 양과 함께 시스코시스템즈의 이사회 일원이며, 인텔의 이사직도 맡고 있다.
실리콘 밸리 베테랑인 바츠는 부시 행정부의 과학기술 자문 위원으로 일하기도 한 소위 `잘 나가는 여성 CEO`다. 2004년 이후 포천과 배런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유수의 언론들이 선정하는 `영향력있는 여성 기업인`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다.
IT 전문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앨런 와이어 연구원은 "야후가 현재 필요한 것은 속이 꽉 찬 비즈니스 리더"라며 "바츠는 그간 야후에는 없었던 강력한 감독자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러한 평가는 제리 양에 대한 비난을 반영한다. 양은 기업 경영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으로 인해 강력한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사 왔다.
이에 반해 바츠는 인터넷시장 트렌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다양한 기업 운영에서 능력있는 매니저라는 평가를 얻고있다.
이로 인해 구글이 초반 실리콘 밸리 베테랑인 에릭 슈미트를 기용한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와이어가 "야후는 바츠가 그들만의 에릭 슈미트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직원들을 하나로 단결시켜 움직이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기업정신을 쌓아가는 그녀의 능력은 현재 분열 위기에 놓인 야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야후는 지난해 특히나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타격을 입기는 다른 업체들도 매 한가지지만, IT와 미디어 중 어느쪽을 강화하는지 여부를 놓고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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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는 현재 온라인 검색시장에서 구글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피인수될 경우 업계 1위를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제리 양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는 CEO 교체로 이어졌다.
야후의 경영진들 사이에서는 야후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양을 주축으로 미디어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검색부문을 강화해 IT업체로의 위상을 더 높여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이런 와중에 바츠는 야후의 향후 진로를 결정해야 할 임무를 맡게됐다. 분열된 야후를 하나로 통합해 성장 에너지를 끌어내고 새로운 기업정신을 불어넣는 것도 그녀의 주 임무가 될 것이다.
일부는 바츠가 미디어에 문외한인 점을 들어, 야후가 IT쪽으로 분명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S가 야후 검색부문 인수 시도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바츠는 "야후가 지난해 큰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나는 주주들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과 파트너, 직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기회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바츠가 노후한 야후의 엔진을 갈고 새 생명을 불어넣을 기술자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동안 하락곡선을 그리던 야후 주가도 바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듯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