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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가 난야에 주목하는 이유는?

박호식 기자I 2008.02.19 11:14:38

D램업계 구도변화 초미 관심
삼성전자·하이닉스 ''치킨게임 성패·D램 수급변화'' 주목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난야가 키몬다를 버리고 마이크론과 제휴할까'

삼성전자(005930)하이닉스(000660)가 대만 반도체 업체인 난야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 반도체업체인 키몬다의 반도체 제조기술인 트렌치(trench) 방식을 적용해 온 난야가 스택(stack) 방식을 적용하는 마이크론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난야가 마이크론과 제휴를 추진한다는 정보가 있어 성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며 "설 연휴 이전에 MOU까지 체결했다는 얘기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난야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D램 가격 급락으로 치킨게임(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출혈경쟁을 하는 것)을 하고 있는 업계에 구도변화가 이뤄질 것인지다. 또 하나는 난야가 제휴선을 바꿀 경우 반도체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난야가 채택하고 있는 트렌치 방식은 웨이퍼 아래를 파서 막을 쌓는 제조공정으로, 마이크론과 국내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채택하고 있는 스택공정(웨이퍼 위로 막을 쌓는 방식)에 비해 미세화가 어려운 등 상대적으로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난야가 키몬다와 제휴를 통해 적용하는 트렌치 공정을 버리고 마이크론과 제휴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그동안 계속돼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난야와 마이크론의 제휴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제휴 여부를 점검해왔지만 결렬됐다는 얘기도 있는 등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난야와 마이크론의 제휴 가능성은 현재 D램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구도변화의 한 줄기다.
 
D램 업계는 지난해 D램 가격이 연 85% 가량 급락하면서 대규모 적자, 투자축소 등 우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제품가격 급락에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상대편이 쓰러질때까지 버티는 치킨게임을 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만 반도체부문서 흑자를 냈을 뿐 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부분 D램업체가 대규모 손실을 냈다. 난야 또한 57억대만달러 가량의 영업손실을 냈고, 키몬다와 합작사인 이노테라도 25억대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키몬다-난야-이노테라 ▲엘피다-파워칩 ▲하이닉스 -프로모스 ▲마이크론 등으로 형성돼 있는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난야의 동향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난야가 마이크론과 제휴해 새 공정을 도입할 경우 기존 공장을 셧다운 하거나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등 생산에 일정정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반도체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격 급락 후 업체들의 감산 또는 투자축소 등으로 '가격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수급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동부증권은 최근 "자금난과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는 키몬다 진영과 사업 구조조정 중인 마이크론, 새로운 연합파트너를 물색 중인 엘피다를 중심으로 업계내 새로운 구도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더 부각되고 D램가격 반등 가능성이 크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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