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연말 울산광역시에 대거 아파트 분양이 몰리며 부동산 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미 수요는 자취를 감춰 기존 아파트의 가격도 하락세이고 미분양도 산적한 상태인데 대규모 신규 공급까지 넘쳐나고 있는 탓이다.
6일 금융결제원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5일 사흘간 청약접수한 울산 중구 반구동 `다모필하우스`는 신청자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지역 업체인 청풍건설과 다모종합건설이 각각 시행·시공을 맡은 이 아파트는 28가구 규모의 소형아파트지만 가격이 3.3㎡당 600만원선으로 저렴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약자가 아무도 없었다.
지난달 한진중공업이 분양한 남구 신정동 해모로 파크뷰 주상복합(154가구), 라인건설이 내놓은 중구 성안동 라인에이미 아파트(54가구)에 이어 올들어 울산지역에서만 세번째 청약률 제로 아파트다.
초대형 단지도 미분양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남구와 울주군을 제외한 울산시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지만 수요자들은 청약통장 사용을 꺼렸다.
월드건설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청약자를 모집한 북구 매곡동 `월드시티 월드메르디앙` 아파트는 총 2686가구의 초대형 단지임에도 신청자가 648명에 그쳤다. 미분양 가구수는 2035가구에 달한다.
이 아파트는 주변의 최근 입주단지에 비해 3.3㎡당 200만원가량 비싼데다 최근 이지역 주택수요의 침체에도 과감하게 분양에 뛰어들어 지역 미분양 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지난 10월말 기준 울산지역에는 3590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쌓인 상태로 월드시티와 같은 대규모 단지 미분양으로 11월 12월을 지나면 미분양 규모는 2배가량인 7000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값도 떨어지는 상태에서 새로 나온 아파트들은 수요자들의 기대보다 값을 비싸게 매겨 분양하기 때문에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수요자들은)지금 나서는 것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가 나오는 걸 기다리는 게 낫다고 여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