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가 낮춰 집값 잡겠다"

윤진섭 기자I 2006.11.03 11:13:11

간선시설비용 국가부담, 용적률 상향조정 통해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정부가 집값잡기 해법의 일환으로 신도시 분양가를 낮추기로 했다. 고분양가가 기존 집값을 올렸다는 판단에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오전 관계장관 간담회에 앞서,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대책을 언급했다. 이날 언급된 정부의 대책은 크게 ▲공급확대 ▲ 분양가 인하 ▲ 담보대출 총량 규제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급확대 방안 : 다세대 연립 규제완화, 신도시 조기 분양 및 확대

공급확대는 도심에서는 다세대 연립주택의 용적률 완화를 통해, 외곽에서는 신도시 건설을 통해 이뤄진다.

권 부총리는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다세대와 다가구, 오피스텔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가구, 다세대 주택은 2002년까지 건축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후 주차장 문제 등으로 공급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앞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 뉴타운의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계기로 도심재개발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주택보급률이 적정수준에 이른 지역은 추가 택지개발보다 도심재정비를 통한 주거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2기 신도시 주택의 공급시점도 앞당겨진다. 권 부총리는 “그동안 추진했던 택지공급 방안을 앞당기고, 향후 공급되는 신도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밝혀 불안심리를 잠재우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예정된 2기 신도시인 파주는 당초 일정보다 6개월 가량 빨라진 2007년 하반기, 김포신도시는 2008년 12월 분양에서 2008년 상반기로 분양시기가 당겨질 전망이다. 2008년 3월 첫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양주신도시도 개발계획 승인이 나는 대로 바로 택지를 공급해 2007년 하반기에 조기 분양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추장관이 언급한 내년 상반기 분당급 신도시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공급 규모, 위치 등이 조기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인하 방안 : 간선시설 설치비용 국가부담, 용적률 상향 조정

간선시설 설치비용의 국가 부담을 늘려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이 검토된다. 권 부총리는 "판교와 은평 등 신도시의 기반시설 개발비용을 모두 입주자에게 부담토록 하는 바람에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고, 이것이 결국 부동산시장 불안정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고 "기반시설 개발은 사실 국가가 맡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간선시설 설치비용은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부족으로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에 전가돼, 고분양가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실제 한국토지공사가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건설과정에서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등 광역기반시설 설치 비용이 총 사업비의 28.6%인 1조883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택지지구별로 보면 ▲동탄의 경우 간선시설비용은 총 사업비의 39%에 해당하는 1조1167억원 ▲판교는 28.6%인 1조8837억원 ▲동백지구는 33%에 해당하는 3594억원 ▲흥덕지구는 31.2%에 해당하는 3914억원 ▲죽전지구는 31.9%에 해당하는 4134억원이다.
특히 간선시설 설치의무자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전력, 민자사업자 등은 모든 비용을 토지공사에 떠넘기고, 이 같은 간선시설 설치비는 택지비와 분양가로 전가돼 수요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 내에서 간선시설 설치비용 3분의1 원칙에 따라 ▲정부·지자체 ▲토공·주공, 건설사 등 사업주체 ▲분양계약자 등 최종 소비자가 3분의 1씩 공평하게 분담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택지개발지구내 용적률 상향 조정을 통한 분양가 인하도 검토된다. 2기 신도시의 경우 환경보전이라는 명분 때문에 턱없이 낮은 용적률이 적용됐다.

실제 고분양가 논란이 됐던 은평뉴타운의 경우 용적률이 150%, 판교는 159%에 불과했다. 이는 1기 신도시인 분당 184%, 평촌 204%보다 낮은 수치다. 통상 용적률을 10% 상향 조정할 경우 대략 3000가구 안팎을 더 지을 수 있고 땅값을 줄일 수 있어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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