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난주 발표된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반도체 산업이 이제 "고비를 넘어섰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반도체 산업 회복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즉, 현 시점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은 언제 올 것인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매출이 올 1분기나 2분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반도체주는 이런 전망을 선반영, 주가가 크게 올라있다는데 대해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대부분의 반도체주가 고평가되어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특히 지난 10월 이후 멀미가 날 정도로 고공행진을 해 왔다고 말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애널리스트 도우 리는 "이들 기업들이 좋은 소식을 냈을 때 매수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 기억에 투자자들은 다만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주 발표된 기업들의 분기실적은 전망치 자체가 전년에 비해 낮게 책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는 훌륭한" 것들이었다.
종목별로는 인텔과 AMD, 커넥선트 시스템즈, 제너시스 마이크로칩, 자일링스의 실적이 우수했다.
◇매출 우수..그러나 "충분치 못해"
이들 기업들은 대체로 이번 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소폭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는 반도체 경기가 바닥이었고 전세계 매출도 30% 이상 떨어졌었다.
커뮤니케이션 및 산업장비용 칩 디자인 업체인 자일링스의 CEO 윔 롤랜즈는 컨퍼런스콜에서 "회계 4분기에는 한자리수의, 연속적인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매출은 2억2800만달러였다.
이동전화나 모뎀, 비디오게임용 콘솔, 네트워크 장비용 칩 제조업체인 커넥선트는 이번 분기 매출이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하고 있는 매출은 2억2950만달러.
그러나 전문가들의 이러한 전망에 대한 평가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리는 "지난 분기에 가졌던 의문이 이번 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며 그것은 바로 회복의 속도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기업들이 지난해 극도로 악화됐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이들 기업이 실적에 있어 눈에 띄도록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업체 전망 "장밋빛 아니다"
이번 주에도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발표는 이어진다. 특히 무선 커뮤니케이션용 반도체 업체들, PMC-시에라, 브로드컴, 어플라이드 마이크로서킷 등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소식은 그다지 유망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리는 "무선 커뮤니케이션용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재고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요회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 회복이 "V자"보다는 완만한 "U자"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적은 샘플(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로 회복의 양상을 논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성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계절적 변수다. 인텔과 AMD는 전형적으로 1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왔다. 인텔은 1분기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평균 3% 떨어졌다.
실제 인텔은 이번 분기 실적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8%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나일도 "불행하게도 1분기 실적전망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AMD도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분기 9억5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AMD는 이번 분기 9억달러선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IBM의 전망은 다소 밝다. IBM의 최고재무담당(CFO) 존 조이스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매출은 4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