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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커지는 ‘이-팔 전쟁’ 논란…지지·규탄 시위 이어져

권효중 기자I 2023.10.15 15:06:34

노동자연대, 15일 녹사평역 앞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팔레스타인인들도 참여해 "자유 위해 연대해달라"
지난 13일 親이스라엘 집회는 한 차례 연기돼
정부 "이스라엘 향한 무차별 폭격 테러로 규정"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의 불똥이 국내에도 튀었다. 국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과 대학가를 중심으로는 팔레스타인의 투쟁에 대해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친 이스라엘 단체도 이스라엘 지지를 위한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대해 규탄 메시지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이 15일 녹사평역 앞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진보 성향의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재한 팔레스타인 청년들과 함께하는 이스라엘 공격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이슬람 사원, 이태원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히잡을 쓴 무슬림을 포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등 약 3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거나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어 발언에 이어 아랍어 통역도 진행됐다. 집회에 참여한 한 팔레스타인인 학생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저항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반응이며, 70년 넘게 이어진 점령의 결과”라며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들이 희생되고 있는 만큼 정의와 자유에 대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가자지구 출신인 팔레스타인인 살레흐씨는 현장 상황 전달을 위해 가자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신이 무산돼기도 했다. 살레인씨는 “팔레스타인은 인도적이며, 자유를 원하는 이들의 모든 문제”라며 “‘창살 없는 감옥’인 가자의 현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지난 11일부터 고려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서울 시내 대학가들에 붙기 시작한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를 부착한 단체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통해 1948년 건국됐고, 그 후 차별 정책을 줄곧 고수해왔다”며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대중을 짓밟았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3일에는 한·이스라엘친선협회가 열려고 했던 ‘이스라엘 연대를 위한 기자 브리핑’이 반발을 의식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행사는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예정돼 있었지만, 당일 아침 돌연 취소됐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1일 행사장 인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있었던 만큼 이에 따른 충돌 및 돌발상황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 경비를 강화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한·미 동맹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방한 중인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만나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은 ‘테러 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외로 유가, 금융 등 불안이 번질 것에 대비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교민 귀국을 위해 군 수송기를 지원한 상태다.

한편 하마스는 안식일이던 지난 7일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수백명을 침투시켰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반격이 이뤄졌고, 민간인 포함 29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본격적인 지상작전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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