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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히잡을 쓴 무슬림을 포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등 약 3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거나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어 발언에 이어 아랍어 통역도 진행됐다. 집회에 참여한 한 팔레스타인인 학생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저항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반응이며, 70년 넘게 이어진 점령의 결과”라며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들이 희생되고 있는 만큼 정의와 자유에 대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가자지구 출신인 팔레스타인인 살레흐씨는 현장 상황 전달을 위해 가자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신이 무산돼기도 했다. 살레인씨는 “팔레스타인은 인도적이며, 자유를 원하는 이들의 모든 문제”라며 “‘창살 없는 감옥’인 가자의 현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지난 11일부터 고려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서울 시내 대학가들에 붙기 시작한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를 부착한 단체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통해 1948년 건국됐고, 그 후 차별 정책을 줄곧 고수해왔다”며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대중을 짓밟았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3일에는 한·이스라엘친선협회가 열려고 했던 ‘이스라엘 연대를 위한 기자 브리핑’이 반발을 의식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행사는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예정돼 있었지만, 당일 아침 돌연 취소됐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1일 행사장 인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있었던 만큼 이에 따른 충돌 및 돌발상황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 경비를 강화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한·미 동맹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방한 중인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만나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은 ‘테러 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외로 유가, 금융 등 불안이 번질 것에 대비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교민 귀국을 위해 군 수송기를 지원한 상태다.
한편 하마스는 안식일이던 지난 7일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수백명을 침투시켰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반격이 이뤄졌고, 민간인 포함 29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본격적인 지상작전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