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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다. 앞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매우 안전한 상품”이라고 펀드를 홍보한 뒤 1조원대 투자금을 끌어모아 부실 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썼다. 이로 인해 2020년 약 5100억여원이 투자자들에게 상환되지 못하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NH투자증권은 미환매 펀드 원본 중 84%인 4327억원을 판매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를 구분해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원금을 돌려줬다. 오뚜기와 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법인 29곳(투자금 합계 1000억여원) 등 전문투자자에 대해선 소송 등을 통한 개별적인 법원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였다.
오뚜기는 “NH증권이 투자구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허위내용이 담긴 투자설명서를 이용해 안전성이 높은 것처럼 설명했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에 따른 투자금 및 지연손해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NH투자증권은 “전문투자자인 오뚜기와 옵티머스의 각 펀드에 대한 중개 또는 주선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맞섰다. 또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투자권유 단계에서 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매매 계약상 당사자로서 NH투자증권이 오뚜기에 154억96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운용사는 반드시 판매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 관점과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라는 측면에서 판매사와 투자자 사이엔 수익증권의 판매행위를 통해 양자 간 계약이 성립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가 낸 30억여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1심에서도 NH투자증권의 책임을 인정했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책임이 있는 수탁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나며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나 법리적 판단 부분에서 받아 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판결문을 받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