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공유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신 선생의 강연 내용 중 일부를 인용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행이나 고통 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들어요. 그래서 난 아름다운 작은 추억의 가치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아요. 여러분도 아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게 언젠가는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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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은 신 선생이 저서 ‘더불어숲’ 발간 기념 강연에서 말한 내용 일부다.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도 신 선생의 저서에서 착안했다.
탁 비서관은 이 내용 외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다음 날 올린 글로, 그 소회를 대신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선거 결과를 ‘고통’으로, 문재인 정부 5년 성과를 ‘작은 추억’에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사진=탁현민 비서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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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전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