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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새우들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저염분 바이오플락 방식을 통해 양식했다. 일반 바닷물과 다른 사육수 내 광합성 미생물 양이 적고 혈액 내 면역 관련 물질 농도가 높아 일반 새우와 다른 빛깔을 보인다.
저염분 바이오플락 방식은 △저염분수 이용 △바이오플락 활용이라는 두 가지 양식 기술이 조합된 것이다. 현장을 찾은 최완현 수산과학원장은 “생산성과 내병성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양식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기존 국내 새우 양식의 문제로 지적된 높은 생산단가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이오플락, 독성물질 제거·영양분 공급 ‘일석이조’ 효과
저염분수 활용 기술은 상대적으로 비싼 해수 대신 이온조절을 한 지하수를 사육수로 사용한다. 이온조절을 통한 사육수 조성비용은 1톤에 4948원으로 해수(7765원) 대비 60% 수준이다. 또 사육수 교체를 최소화해 경제성을 더욱 높여준다. 바이오플락은 세균, 플랑크톤 등의 미생물 집합체로서 사육수 내에 독성물질을 세균단백질로 전환해준다. 독성물질 제거와 새로운 영양분 생성되는 만큼 사육수 교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사료 비용 역시 줄어든다.
가장 큰 이득은 입지 비용 절감이다. 김종현 서해수산연구소장은 “수시로 사육수를 교환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입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륙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저염수 바이오플락 양식법은 바닷물을 수시로 교체하는 기존 축제식 양식에 비해 질병 차단에 있어서도 훨씬 우수하다. 새우 질병 중 상당수는 사육수로 쓰이는 해수에서 유입된다는 것이 수산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광재 서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장은 “해수로 인한 질병 유입 가능성이 차단되는 만큼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저염수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통해 수입산이 90% 이상인 국내 새우 시장의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새우 양식량은 매년 증가하며 지난해 7543톤(약 1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베트남·에콰도르·태국 등에서 수입되는 값싼 냉동새우와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염수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의 생산성과 내병성이 확인된 만큼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606개 새우 양식장 중 93곳에 불과한 바이오플락 양식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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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양식연구센터 또 다른 양식시설에선 갑오징어들이 자라고 있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오징어와 비교해 크기가 비슷하거나 더 큰 모습이었다. 일반 오징어에 비해 고급어종으로 평가받는 갑오징어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연간 6만톤에 육박했던 국내 생산량은 2004년 905톤까지 줄어든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만톤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갑오징어 생산량 회복을 위해 2009년부터 총 75만 마리의 종자를 방류했으나 획기적인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목한 것이 양식이다. 하지만 수년간의 시행착오가 계속 이어졌다. 최완현 수산과학원장은 “오징어 등 두족류들은 생애주기마다 먹이가 다르다. 이를 밝히지 못해 그동안 양식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먹이 규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갑오징어 양식기술을 밝혀낸 동해수산연구소는 지난해 단계별 먹이를 규명해 양식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인위적으로 수온 유지가 가능한 양식 환경을 구축해 생산성을 높였다. 하지만 실제 어민들의 양식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생산성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갑오징어 양식을 연구 중인 임현정 동해수산연구소 양식사업과장은 “현재 생존율은 10% 수준으로서 실제 양식으로 이어지긴 위해선 15%까지 올려야 한다”며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이밖에도 백합과 바지락 등 다른 고부가가치 품종 양식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완현 수산과학원장은 “고부가가치 양식에 우리 수산업의 미래 걸려 있다”며 “흰다리새우와 갑오징어 외에도 양식대상을 늘려 우리 어민들의 소득개선과 국민 먹거리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