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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월드 채무조정`, 두바이사태, 불확실성 더나

김윤경 기자I 2009.12.01 10:24:22

두바이월드, 260억弗 채무조정
"생각보다 적다" 평가..불확실성 덜어
고급 호텔 등 알짜자산 매각여부 `관심`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두바이 사태가 적어도 패닉 국면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두바이 사태의 진앙인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 조정 작업이 비로소 개시됐고 문제가 되고 있는 채무의 규모도 구체화됐다. 두바이 사태 여진에 흔들렸던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도 현지시간 한밤중에 나온 이같은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마감될 수 있었다.

두바이 채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월드가 채무 상환에 실패할 경우 두바이의 디폴트로 이어질 공포가 컸지만, 두바이월드가 밝힌 구조조정 대상 채무 규모가 생각보다는 적었고, 무엇보다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덜었다. 두바이월드는 자산 매각 등에도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두바이월드 "260억弗 채무조정 논의중"

두바이월드는 지난 6일간의 침묵을 깨고 30일 밤 성명을 내고 260억달러의 채무에 대해 채권단과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6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이슬람 채권(수쿠크)도 포함된다.

두바이월드는 모엘리스 & Co.를 채무 구조조정 자문사로 고용했으며, 로스차일드도 장기적인 자문업체로 계속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월드는 채무조정에는 자회사 나크힐 월드와 리미트리스 월드 등이 포함되며, 자산 매각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신속히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사 이스티스마르 월드와 인피니티 월드 홀딩, 포트 & 프리 존 월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의 재무 상황은 안정적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편 두바이월드의 산하 제벨 알리 자유무역지역(포드 & 프리 존 월드의 자회사)은 이날까지 상환해야 할 수쿠크 규모가 75억 디르함(20억4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 규모가 약 1억2500만~1억3500만 디르함이 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 시장 패닉국면 벗어나..생각보다 규모적고 불확실성도 덜어

시장은 안심하는 반응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아부다비가 무조건적인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두바이 정부 역시 두바이월드의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다며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불안감은 여전했었다. 물론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채권단을 압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날 축제 연휴 이후 첫 개장한 두바이 증시와 아부다비 증시는 8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마감됐지만, 채무 조정 소식이 전해지며 곧바로 뉴욕 증시가 올랐고 CMA 데이타비전에 따르면 두바이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이 한 주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애트킨은 "260억달러는 생각했던 것보다 적다"면서 두바이가 글로벌 시스템을 뒤흔들 만큼 큰 변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RBC 캐피탈 마켓츠의 닉 캐미 애널리스트도 "채무 조정 규모가 260억달러라고 밝히면서 지난 며칠간 만들어진 패닉을 어느 정도 경감하고 있다"며 "이는 긍정적이며 시장은 600억달러 채무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자체적인 우려에 떨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두바이월드의 구조조정 계획이 아부다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연방정부의 신용도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U.A.E.에 신용등급 `Aa2`,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 알짜자산 매각될까 `관심`
 
두바이월드가 260억달러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 계획은 밝혔지만 자산 매각 등 추가 구조조정안에 대한 압력은 여전하다. 이에따라 전세계에 지은 고급 호텔들에서부터 크루즈 라이너까지 알짜 자산들은 줄줄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자칫 헐값 매각이 될까 우려하고는 있으며,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두바이월드의 자산 매각 입장에 대해 언급하긴 이르지만 적절한 가치만 제시되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미 지난 달 두바이월드는 런던의 리젠트가와 옥스포드가에 있는 부동산을 약 1000만 파운드(1650만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두바이월드 자산 가운데 현금 장사가 잘되는 것은 항만 사업. 그러나 DP월드는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NBC는 뉴욕에 있는 두바이월드 관련 자산들이 팔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임 스퀘어에 있는 니커보커 호텔, 센트럴파크 남부의 주메리아 에섹스 하우스, W 호텔과 만다린 오리엔탈, 바니스 뉴욕 등이 모두 두바이월드와 관련이 있는 자산들.
 
두바이월드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위해 딜로이트를 고용했으며, 딜로이트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바이월드의 비핵심 자산 분류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매각하는 것이 부채를 줄이는 데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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