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실적 전망이 계속 악화되는 가운데 자사주 취득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움츠러들던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촉매는 샌디스크 인수라는 M&A 재료. 이 최대 플래시메모리 카드업체를 인수할 경우 낸드플래시에서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로열티 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대형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5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1시25분 현재 전일대비 1만7000원(3.31%) 상승한 5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 50만원선 붕괴 우려까지 낳았지만, 이데일리가 보도한 샌디스크 인수 추진 소식에 낙폭을 서서히 줄이더니 이내 급상승세를 탔다. UBS와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시장이 이 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에게는 오랜만에 대형 호재가 터져나왔다며 반기고 있다.
무엇보다 샌디스크라는 알짜배기 회사를 인수하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업계에서 가지는 위상이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로열티 비용 등 단기적으로도 득이 될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간 4000억원 정도를 샌디스크에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테크팀장은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에 성공할 경우 플래시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고, 매년 로열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샌디스크의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인수후 60% 수준의 낸드플래시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며 업계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샌디스크는 PBR 0.6배 수준으로 기술공유, 자산가치 등을 감안해도 지금 인수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M&A에 눈을 떴다는 점이 의미있는 사실"이라며 "인수후 도시바나 샌디스크의 설비투자 증가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샌디스크의 마케팅 능력을 활용한 SSD 판매 시너지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샌디스크의 현재 시가총액이 3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실제 삼성전자의 인수비용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장열 팀장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큼지막한 M&A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인 클리어브릿지 어드바이저 지분 8%를 비롯한 펀드 비중이 40%나 되는 만큼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최대 1조5000억원 정도로 인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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