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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28일부터 반도체 보조금 신청접수"…삼성·SK 받을수 있나

방성훈 기자I 2023.02.24 09:50:37

美 28일부터 반도체 50조원 보조금 신청 접수
"美반도체 생산능력 강화 목표…국가안보 문제"
삼성·SK 대중 투자 제한 가능성…수혜 여부 주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오는 28일(현지시간)부터 반도체지원법(CHIPS·이하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을 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및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FP)


◇“390억달러 보조금, 美 반도체 생산능력 강화할 것”

2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 미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기 위한 신청이 다음주 화요일(28일)부터 개시될 것”이라며 “이 자금은 기업들이 여기 미국 땅에서 반도체를 생산토록 장려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한 반도체법은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110억달러 등 5년간 약 520억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28일부터 신청을 받는 보조금은 390억달러 생산 보조금으로, 바이든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부문 투자에서 최소 10배의 이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2030년까지 최소 2개의 대규모 로직 반도체 팹(logic fab)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로직 반도체는 핸드폰, 태블릿, PC 등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다만 클러스터가 구축될 위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각 클러스터에는 강력한 공급업체 생태계,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세스 기술을 혁신하기 위한 R&D 시설, 전문화된 인프라가 포함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에 수천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팹으로 알려진 미국 기반 제조 공장은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첨단 메모리칩을 생산하고, 미 경제와 국가안보에 가장 중요한 칩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팹에서 생산되는 칩은 자동차, 의료기기, 국방능력 강화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몬도 장관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확보 경쟁을 1960년대 우주경쟁에 비유하며 “이는 근본적으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하는 한편 “1990년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37%를 차지했던 미국이 현재 12% 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법은 세계 최첨단 칩의 92%를 생산하는 대만 등 독점 생산국가에 맞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조금은 우리 국가의 미래에 중요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390억달러의 인센티브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고, 강력한 R&D 생태계는 미국을 지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D 지원과 관련해 “앞으로 몇 달 안에 R&D 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및 수출통제가 첨단 반도체가 중국의 군사력 향상에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수출통제는 중국이 자국 군대를 위해 원하는 특정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제한적으로 맞춤 설계됐다”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것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조금 수혜 여부 주목

한편 러몬도 장관은 이날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두 국가 기업들의 보조금 신청을 “환영한다”며 “동맹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SK하이닉스도 반도체 R&D 센터 등의 건설 계획을 밝힌 상태여서 신청 자격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법이 향후 10년 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업에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범용(legacy)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존 시설 운영은 제한하지 않고 있지만, 범용 반도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이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중 신규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무부가 다음주 내놓는 세부 기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수혜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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