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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 토스가 30일 알뜰폰 서비스를 내놓아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24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앱에서 가입 신청부터 요금제 변경, 해지까지 한 번에 제공하기로 했다. 요금은 기존 알뜰폰보다 비싸나, 미사용 데이터에 최대 1만 원의 캐시백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토스 효과가 관심이다. 토스는 월 5만 4800원에 데이터 71GB(캐시백 71GB 요금제·LTE)를 제공하는데, 다른 알뜰폰에선 월 4만1500원에 데이터 100GB를 주는 등 요금 경쟁력은 약하다. 하지만, 토스에 앞서 KB리브엠이 3년 만에 가입자 35만 명을 끌어모으는 등 금융권 진입을 계기로 국회에서 알뜰폰 시장의 질서를 만들려는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알뜰폰 진입 시대…통신 자회사·대기업 점유율 제한법 두고 논란
29일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알뜰폰이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성장률은 사물인터넷(IoT)회선이 사람이 쓰는 핸드폰 회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2년 가입자 수를 비교하니, IoT는 518% 증가한 반면, 핸드폰 회선은 5% 증가에 그쳤다. 핸드폰 회선 중 가입자 현황을 2022년 기준으로 봤더니, kt엠모바일·미디어로그(LG U+자회사)·SK텔링크 등 통신 자회사들 점유율이 51%, 대기업과 빅테크가 8%였고, 세종텔레콤·에넥스텔레콤 등 중소·중견 회사는 41%에 그쳤다. 다만, 매출 성장률(2019년~2021년)은 뒤늦게 진입한 대기업·빅테크가 98%로 가장 높았고, 중소·중견회사 23%, 통신 자회사 19% 순이었다.
이는 아직 알뜰폰 시장은 성장 여력이 있고, 알뜰폰 사업자들도 이미 돈을 벌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통신 자회사들의 점유율이 핸드폰 회선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라 국회서 논란이다. 이에 따라 양정숙 의원(무소속)과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통신 자회사 알뜰폰 점유율 제한법△통신 자회사 개수 제한법 등을 각각 발의했다.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통신 자회사뿐 아니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이나 공정거래법에 따른 대기업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도 규제하는 법안을 냈다.
다만, 이 법이 통과돼도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중소기업이라 대상이 아니다. 법안을 논의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중에는 고물가·고금리 시대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더는 알뜰폰을 활성화하려면, 통신 자회사나 대기업의 영업을 사전에 시장 점유율로 규제해선 안 된다는 생각인 의원들도 상당하다.
도매대가 일몰도 이견…알뜰폰 이용자 보호 도마위
지난해 규제가 사라진(일몰된)도매대가 규제를 연장하지 말고 도매제공 의무만 연장하자는 법안도 발의됐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알뜰폰 시장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도매대가 규제를 폐지하고 시장 자율에 맡기는 대신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매제공의무를 한차례 추가 연장한 법안을 냈다.
알뜰폰이 통신사에 내야 하는 도매대가를 정부가 정하다 보니, 규제에 기대 서비스를 혁신하지 않는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취지가 반영돼 있다. 박완주 의원 발의법에도 유사한 조항이 있지만, 도매대가 영구 규제법을 발의한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나 규제 권한 유지를 바라는 과기부와는 온도 차가 난다. 다만, 윤 의원 법안에는 대가 규제 폐지로 과도하게 도매대가가 인상될지도 모른다는 알뜰폰의 우려를 없애는 장치로 과기정통부 심사에 따라 협정신고를 반려할 수 있게 하는 ‘시정명령권’을 부여했다.
알뜰폰 이용자 보호도 관심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알뜰폰 민원은 2018년 611건에서 2021년 1714건으로 181% 증가했으며 지난해도 1114건에 달했다.
박완주 의원은 “ 알뜰폰 제도 도입 13년 차를 맞았지만 , 도매제공의무 · 대가산정방식 · 소비자 보호조치 의무 등 여러 쟁점에 대해 과기부가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아 제도 공백으로 시장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국민은행 · 토스 · 신한은행과 같은 금융대기업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알뜰폰 생태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