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룬 큰 성과만큼이나 사회적 기대와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2013년 10월28일, 신경영 20주년 만찬)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단순히 사업을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활동 역시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며 경영의 한 축으로 삼았다. 이건희 회장의 그 의지는 회장 취임사뿐 아니라 1988년 제2 창업선언, 신경영 20주년 만찬 영상메시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한 이듬해인 1994년 삼성은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는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했다. 삼성사회봉사단은 기업으로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경과 지역을 초월하며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삼성 임직원으로도 전파돼 삼성 임직원들 역시 매년 50만명이 300만시간 이상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 불우시설에서 봉사활동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은 그룹을 대표할 만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교육 복지에도 힘썼다. 2011년 “우리 사회는 왜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사회가 됐을까”라고 이건희 회장이 던진 화두에서 비롯된 활동이 바로 ‘드림클래스’다. 2012년부터 정식 운영한 드림클래스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지원 사업으로 어느덧 드림클래스에 참여한 중학생이 자라 강사로 참여할 정도로 꽃을 피우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삼성은 재계에서 처음으로 1989년 당시 ‘달동네’였던 서울 송파구 마천동 ‘천마 어린이집’ 건립을 시작으로 전국에 어린이집 57곳을 세우기도 했다.
삼성의료원 역시 사회공헌 차원에서 삼성이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회장은 “낙후된 병원이 환자 입장에서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면서 그대로 두는 것은 기업 총수로서 할 일이 못 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병원’을 기치로 세계 40개국의 일류병원을 벤치마킹해 만든 삼성의료원은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뜻을 이어받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동행’(同行)이라는 키워드로 ‘100년 기업’ 이정표를 제시했다. ‘인재 제일’ 경영철학과 핵심가치인 ‘상생추구’를 연계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비전을 재정립하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 통한 스타트업 지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