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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 예산이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지난달 29일 차기 제1금고 사업자로 농협은행, 2금고엔 KEB하나은행을 각각 확정했다. 1금고를 맡은 농협은행은 2018년도 본예산 기준 1조2000억원 규모의 일반회계를, 2금고 하나은행은 약 6000억원의 특별회계와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이번에 시금고로 지정된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출은 물론 세종시의 각종 기금 등 자금의 보관 및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자치단체가 금고를 1·2금고로 복수 운영할 경우 통상 1금고가 일반·특별회계 예산을 취급하는 주된 금고가 되고 2금고는 각종 기금을 다루는 보조금고 역할을 담당한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5조원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1순위 농협은행(일반회계·기금), 2순위 제주은행(특별회계)을 각각 선정했다. 약정기간은 내년 초부터 2021년 말까지 3년이다. 제주도 예산은 2018년도 본예산 기준 △일반회계 4조1832억원 △기금 6052억원 △특별회계 8465억원 등이다.
‘지방’ NH농협은행 vs ‘수도권’ 신한은행
지난 한 달 동안만 세종시와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 여수시, 경북 김천시, 충북 청주시 등에서 1금고를 따낸 농협은행은 금고시장의 ‘절대 강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 전달인 8월에도 농협은행은 전북 고창군, 경기 의왕시, 경남 합천군 등에서 연달아 1금고를 획득했다. 수도권 대도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방에서 농협은행의 독무대가 형성됐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신한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은 서울특별시, 부산·인천광역시 등 3대 도시 가운데 서울과 인천 2곳의 1금고은행에 오르며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들 두 개 자치단체는 시예산만 40조원이 넘는 거대 금고시장이다. 특히 104년 만에 서울시금고를 독점해온 우리은행의 아성을 깼다.
사실상 인천 지역은 신한은행의 독주가 이어졌다. 인천시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농협은행이 운영권을 가져갔다. 이로써 지난 2007년부터 1·2금고를 각각 운영해온 ‘신한-농협은행’ 체계가 2022년까지 16년간 유지된다. 인천시 8개 자치구 중 7개를 신한은행이 휩쓸었고 서구 한 곳만 하나은행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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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금고은행으로 물러난 우리은행은 서울시 1금고를 빼앗겼지만 25개 자치구 가운데 종로·중구·동대문·중랑·성북·도봉·서대문·은평·마포·구로·영등포·양천·강서·금천·관악·동작·송파·강동구 등 18곳을 지켜냈다. 당초 서울시 1금고를 탈환한 신한은행이 자치구 금고도 석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터라 우리은행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서울시 금고은행이란 강점을 살려 강남·서초·성동·용산·강북구 등 5개구로 약진했다. 신한은행은 시금고를 가지고 왔음에도 기존 용산구 외에 4개 구금고를 추가하는 데 그쳐 아쉽다는 반응이지만, 한해 자치구 예산이 1조원을 넘는 강남·서초·용산 등 부촌을 따내며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광진·노원구 등 2개구를 가져가는 선전을 펼쳤다. 국민은행이 과거 구금고 중 2금고를 운영한 적은 있으나 1금고 운영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자치구 금고은행 계약기간은 시금고와 동일한 4년간(2019~2022년)이다.
다만 3강끼리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일부 잡음도 들린다. 청주시는 국민은행을 2금고로 선정한 뒤 130억원의 협력사업비를 36억원으로 감액 조정했다. 국민은행이 청주시 금고협력사업비로 써낸 130억원은 1금고로 선정된 농협은행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50억원보다 2.5배 많은 액수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이 해당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기도 했다. 선정 과정에서 3순위로 탈락한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에 대한 협력사업비 감액 조정과 관련,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