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의 해외시장 개척 스토리는 규격화된 틀을 버렸다. 그 중심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9년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중국 미국 유럽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이미 8개국에 진출했다. 미국시장은 지난 2008년부터 현대·기아차가 해 오던 할부금융사의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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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시장에서 ‘파격’의 대명사로 전업계 꼴찌였던 현대카드를 수위권의 카드사로 올려놓은 정 사장은 해외 진출 방식 역시 관행이 아닌 그만의 방법을 선택했다. 현대·기아차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금융이 제조업의 현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정 사장은 현대·기아차와 해외에 동반진출로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가장 주효했던 것은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은 사실 장소만 국내가 아닌 해외로 옮겨놨다고 할 정도로 국내 직원들이 해외 교포나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제한적 영업을 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 사장은 이 기존의 룰을 과감히 버렸다. 현대캐피탈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의 금융사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지의 금융사를 추구한다.
실제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의 경우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은 1300명. 이 중 국내 주재원은 7명에 불과하다. 현대캐피탈에선 국적이 의미가 없다. 올해 현대캐피탈 유럽법인에 새롭게 채용된 신입사원 20명의 국적이 11개에 이를 정도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 역시 글로벌 비즈니스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2008년부터 파트너사인 GE의 전세계 거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부터 한국과 해외 법인의 임직원들이 교환 근무를 하는 ‘Global Exchange Program’를 시행하고 있다.
캐피탈 업계의 해외 진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고객의 신용평가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스(NICE) 신용등급 체계를 활용한다면, 미국에서는 피코(FICO), 영국에서는 델파이(DELPHI)라는 각기 다른 신용등급 시스템을 이용하는 등 각 나라마다 이용하는 시스템이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중국에는 믿을만한 신용평가기관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 사장 식 해외진출 실험은 지난 2013년 다시 한번 시작됐다. 그는 현대캐피탈 나름의 신용평가 모델인 ‘글로벌 리스크 밴드’를 개발했다. 전 세계 각 거점의 리스크관리 등급과 현대캐피탈 고유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활용해 만든 새로운 글로벌 표준 지표다. 이 지표만 있다면 현대캐피탈에 고객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어느 나라 고객이건 지역에 상관 없이 동일한 리스크 수준의 고객은 동일한 등급을 받도록 설계했다.
정 사장의 이런 실험은 실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미국·영국·중국 시장에서 지난 2008년 5조 3000억원에 불과했던 대출자산은 지난해 23조 9000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시장에서의 영업이익은 2008년 55억원에서 지난해 4118억원으로 740배 이상 급증했다. 이미 현대캐피탈의 해외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23조 2000억원으로 국내 자산 20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정태영 사장은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현대캐피탈은 금융의 해외진출에 있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고, 올해는 더욱 눈부신 발전을 기약하고 있다”면서 “혁신의 DNA를 가진 우리인만큼, 매너리즘을 경계하면서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주길 바라고, 좀더 구조적이며 심도있는 고민을 통해 진정한 성장을 이뤄가자”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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