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2구제 효과)②금융시장에 `Big Question!`

양미영 기자I 2008.09.09 11:24:20

美 증시 환호 상대적 `미지근`..의구심 증폭
시장의 룰 바꿨다 `지적`
`빅2` 우선주 손실 `현실화`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역사적인 구제금융 결정 이후 금융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8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 역시 급등세로 화답했다.

그러나 전일만큼 미국 시장의 환호가 뜨겁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또 벌써부터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례 없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지원으로 게임의 룰 자체가 뒤바뀌면서 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식시장 오르긴 했는데 `찜찜`

호재는 적중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3~4%대의 급등세를 탔고, 유럽시장도 3%대로 오르며 화답한 증시가 많았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상승률 상으로는 전일 이벤트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다우존스 지수가 2.58% 오르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05% 상승하며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나스닥은 소폭 강세에 그쳤다.

이는 `빅2` 주가가 폭락한 영향도 있지만 금융 시장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가지시 않은데 따른 결과라는게 중론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이 구제금융을 반겼지만 불안한 낙관론이 장을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칩 핸론 델타글로벌어드바이저 사장은 "처음엔 행복감이 존재하지만, 정부 지원책을 반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판단이 지체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자율적 조정 `버퍼`..시장의 룰을 바꿔놨다

벌써부터 월요일의 랠리가 덧없이 지나갈 수 있고, 이번 정부 결정이 경제 침체로 인해 궁극적으로 시장에 겪어야 하강 리스크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조 살루지 테미스 트레이딩 공동관리자는 "S&P500 지수를 보면 저점을 테스트할 때마다 매번 하락 추세를 멈춰세우는 무언가가 있었다"며 "구제안은 고통을 연장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는 매번 정부 지원 소식에 의해 낙관론을 키워왔고, 그만큼 불확실한 투자자들이 시장 전망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번 지원책으로 금융기관들의 자본조달이 더 어려움을 겪게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불안감의 근원. 정부의 구제 금융은 결국 `빅2` 모기지 업체의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불가능함을 역설해준 것이고, 여타 금융기관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CNN머니는 씨티그룹이나 리먼브러더스 등이 우선주 발행과 같은 새로운 자금조달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정부 개입 원칙이 불확실하다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선뜻 내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우선주 투자자들은 정부보증 기관과 다른 금융기관들을 다르게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보증업체(GSE)의 우선주 상황이 다른 금융기관의 우선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엄청난 규모의 정부 지원으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시장에서 프레디와 페니메이 채권 위험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그동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CDS를 거래해왔던 시장도 때아닌 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빅2 보유한 금융기관 손실 `현실화`

`빅2`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로 인한 손실을 떠안을 금융사들의 부담도 `위협` 수준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웰링턴, 더지&콕스 등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분기에 이들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자산운용사들은 정부가 이들 두 업체를 구제할 것으로 전망하고, 주가가 급락했던 4월과 6월사이에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 예상과는 반대로 빅2 우선주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놓였다.

잭 알빈 해리스프라이빗뱅크 투자 담당 수석은 "패니와 프레디 주식을 산 이들에게 이번 구제책은 `재앙`"이라며 "현 상황으로서는 주식의 가치는 제로(0)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일부 소형은행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이들 역시 `빅2` 모기지 업체의 우선주를 보유하면서 미드웨스트은행이나 게이트웨이파이낸셜, 캐스케이드파이낸셜 등은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미 연방준비은행이나 연방예금보험공사도 "많은 금융기관들이 `빅2` 모기지 업체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특히 몇몇 소형 은행들의 경우 자본대비 보유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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