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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펀드 실패 확률 높다?

김춘동 기자I 2007.07.30 11:17:40

정부주도·쏠림현상 등 과거 실패사례와 유사
금감원 조사연구리뷰 지적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금융감독당국 관계자가 최근 해외투자펀드의 투자행태가 과거 실패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해외펀드 비과세 등 해외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며, 수익성만을 강조한 쏠림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동헌 금감원 조사연구실 증권연구팀장은 최근 `해외간접투자 실패 사례에서 얻은 교훈`이라는 조사연구리뷰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94년 중남미 금융위기와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98년 러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90년대말 기술주의 버블붕괴 등을 주요 해외간접투자 실패사례로 꼽았다.

해외간접투자 실패의 공통적 배경으로는 정부의 해외투자 확대정책과 국제수지 흑자규모 확대, 수익성만을 고려한 신흥시장 쏠림현상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정부가 해외투자 확대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신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펀드를 설정했는데 대부분이 대규모의 손실로 이어졌다.

실제로 93년 4월 재무부가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제한을 완화하면서 중남미와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설정됐는데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7~34%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96년의 경우 재경원이 일반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한도를 폐지한 것과 맞물려 러시아와 중남미 채권에 주로 투자해 역시 12~80%대의 손실을 봤다.

99년 역시 재정경제부가 개인의 해외투자펀드를 통한 유가증권투자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조치를 시행하면서 IT주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설정됐지만 기술주의 버블붕괴로 8~50%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93~96년과 99년말 등 정부가 해외 유가증권투자 확대정책을 추진하는 시기는 대체로 국제수지 특히 자본수지의 흑자규모가 증가하는 시기와 일치했다. 자본수지의 흑자규모가 늘어나자 환율관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해외투자를 독려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수익성만 고려한 신성장 위주의 해외투자펀드 쏠림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과거 해외투자 실패 당시에도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93년 해외증권투자펀드가 처음 출시될 당시 글로벌 자금이 신흥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 집중됐다.

동남아 증시가 조정을 겪자 94년 2월부터는 성장성이 부각된 중남미지역으로, 96년에는 러시아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고수익 단기채권을 발행하면서 이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98년 하반기 이후 기술주의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 세계적인 기술주 투자 열풍에 따라 쏠림현상이 재차 나타났다.

최근 해외투자펀드의 투자행태는 보고서의 실패 사례와 대체로 일치한다.

정부는 환율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해외펀드 비과세 등 해외투자 확대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투자펀드의 투자대상은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펀드종류도 주식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말 현재 해외투자펀드는 46조5000억원 규모로 최근 4년새 약 10배가량 급증했다. 해외투자 국내펀드의 주요 투자지역은 아시아가 17조2000억원으로 58.8%를 차지했고, 북미 6조7000억원(22.8%), 유럽 4조8000억원(16.3%)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최근 상대적 수익률 호조에 따라 해외간접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증가속도가 과도하고 특정지역과 산업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안정적인 해외간접투자를 위해서는 대상지역을 미주와 유럽 등 선진 각국으로 확대하고, 대상자산도 채권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펀드의 투자현황과 자금흐름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펀드의 경우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대상 지역의 정보와 환매기간 제한여부, 환리스크 노출과 환헤지의 필요성 등 정보제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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