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300720)는 경기 부천 레미콘 공장에 AI 기반 자율형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삼표산업도 지난해 업계 최초로 인천 레미콘 공장에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사는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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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레미콘 업계에서는 그동안 컨베이어 청소작업 중 끼임, 구조물 설치 중 추락, 석탄 더미 무너짐, 차량 사고 등 예기치 못한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대표적인 산업재해 발생 업종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이유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중 업종별 현황을 보면 제조업에서 발생한 재해는 전체의 23.0%로 건설업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사망자 비율(22.7%)도 건설업 다음으로 많았다. 해당 통계에서 제조업은 시멘트업계 등을 포괄하고 있다.
시멘트제조업으로 좁혀서 봐도 산재 위험도는 높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에만 200명의 산재 피해자가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도 시멘트업계 채석장에서 토사 붕괴로 3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AI 비전 기술로 현장의 안전 위험성을 진단하고 작업에 활용하겠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삼표산업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인천, 김해, 세종, 화성 등 전국 4개 몰탈 공장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실시간 영상 분석 기술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결합해 현장 내 위험요소를 자동 분석하고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한일시멘트 공장의 AI 전환도 삼표산업과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작업자가 이상행동 혹은 불필요한 작업을 시도하는 경우 경고음이 울린다. 이를 해결하거나 조치하지 않으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믹스트럭 차량도 정해진 위치에 정확히 위치해야 작업이 진행되게끔 개발 중이라는 게 한일시멘트 측 설명이다.
정부 지원 기반의 AI 전환…업계 의지에 확대 여부 달려
시멘트·레미콘 공장의 AI 전환은 정부 지원 사업과 연계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업계에서는 AI 전환 도입으로 드는 추가적인 업무와 비용 부담을 느낀다는 방증이다.
업계 최초로 AI 전환을 시작한 삼표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공모에 최종 선정돼 연구개발(R&D) 자금과 금융·컨설팅을 지원받았다. 한일시멘트 부천 레미콘 공장도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자율형 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돼 AI 전환 사업비의 절반인 6억원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의 자율 제조 시스템을 도입하면 시멘트 공정의 자동화율과 제어 예측 정확도를 약 95% 수준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친환경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레미콘 공장이나 몰탈 공장을 먼저 AI 공장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일반적으로 레미콘 공장 규모는 시멘트 공장의 10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AI 도입 부담이 덜하다. 삼표산업과 한일시멘트가 AI 전환을 추진하는 공장도 기업 내 레미콘·몰탈 공장이다.
한일시멘트는 향후 시멘트 공장에도 AI 기술을 도입하겠단 방침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자체 자금으로 시멘트 공장 AI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생산효율 향상, 품질 편차 최소화, 안전사고 예방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규모가 커서 레미콘 공장보다는 준비 및 구축 기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