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일본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인 키노쿠니야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 작가의 작품은 모두 ‘회원 한 사람당 1권까지’라는 태그가 붙어 있다. 그나마도 구매버튼이 비활성화돼 있는데 책이 품절되며 더 이상 주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채식주의자’, ‘흰’, ‘그리스어 수업’,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 모든 한강 작가의 책이 매진됐다.
오프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노벨문학상이 결정된 11일 새벽, 고베시 주오구의 준크 서점은 급하게 한강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코너를 준비했다. 이후 예약전화 등도 쇄도하면서 대부분 작품은 이미 품절된 상태라고 한다.
한 작가의 번역본을 출간한 출판사들은 추가인쇄를 서두르고 있다. 마이니치 출판은 ‘히키코모리 도서관’ 3쇄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방에서 나올 수 없는 사람(히키코모리)을 테마로 여러 작가들의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한 작가의 ‘내 여자의 열매’가 수록돼 있다.
|
유럽에서도 한강 열풍이 거세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형서점에서 한강 작품이 연이어 매진됐다. 심지어 한글 원서까지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한강의 작품은 연극으로도 재탄생돼 유럽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내년 5월 독일로 초연된다. ‘채식주의자’는 이탈리아어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상연할 예정이다.
각국 유수 언론들은 한강 작품이 국경과 시대를 넘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조명했다. 일본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가자 지구 등에서 지금도 무고한 목숨이 폭력에 의해 사라지는 상황에서 폭력성,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헌신과 사랑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보유한 인간에 대해 지속적 질문을 던져온 한강 작품이 앞으로도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그녀의 작품은 최근 수십년간 고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풍부하고 새로운 맥락화”라면서도 “생생한 보편성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미국 페미니즘 온라인 매체 제저벨의 편집장 로렌 투시그낫은 ‘한강 팬’이라고 밝히며 “당신도 팬이라면 댓글을 남겨달라. 나는 팬클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