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호텔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녹원 딥엑스 대표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전·정보기술(IT)을 주력으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인 CES에서 AI반도체 3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거머쥔 건 딥엑스가 유일하다. 그만큼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딥엑스가 출원 특허는 현재 기준 20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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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간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기업이 메모리반도체 제품으로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가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스템반도체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처음 참가한 CES에서 임베디드 기술, 컴퓨터 하드웨어, 로봇 등 분야에서 완성품도 아닌 시제품만으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딥엑스는 임베디드 기술 부문에서 4종의 AI 반도체로 구성된 △올인포 AI 토탈 솔루션, 컴퓨터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고성능 AI 연산처리에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술인 △DX-H1, 로봇 부문에서는 무인화를 위해 로봇 등 엣지 디바이스의 지능화를 실현하는 △DX-M1 모듈로 각각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부스를 꾸리고 이를 선보였다.
딥엑스는 신경처리망장치(NPU) 개발에 주력하는 팹리스다. 로봇, 가전, 카메라 등 IT기기에 딥엑스 제품을 탑재해 비전(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 온디바이스 AI를 가동하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IBM, 시스코,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를 거치며 AI반도체 상용화를 내다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엔비디아를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보완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쿠다’로 AI반도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 것을 장점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비싸고 전력소모가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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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집중한 제품은 엣지용 반도체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해 AI 추론에 강점이 있는 NPU 개발을 고도화했고 저전력을 구현하는 상용 제품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보틱스를 비롯해 전 산업군에서 자동화가 적용돼야 AI시장이 본격 개화한다고 볼 수 있다”며 “소형기기에서부터 점차 자율주행차와 자동화 공정 솔루션 등으로 사업을 넓힐 것”이라고 했다. IT업계는 내년 기술 화두가 생성형 AI를 넘어 AI 반도체 등 AI 하드웨어로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올인포 AI 토탈 솔루션, DX-H1, DX-MI 모듈을 재차 언급하며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을 제공해 양산 전 사전 검증 단계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양산 칩이 출시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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