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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문한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이 35대 65의 비율로 2013년 10월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중국 내륙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시에 자리잡은 이 회사는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겪는 와중에도 중국 내륙지역의 화학산업을 책임지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엔 추가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어 2020년께 중국 2위 석화공장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산업의 쌀’로 중국 내륙 화학 산업 책임진다
우한 시내에서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달리자 여의도 크기(부지 297만5200㎡)만한 중한석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가로 길이가 3km, 세로 길이는 1km에 달해 차를 타고 정문에서 공장 끝까지 뻗은 직선도로를 5분은 더 가야 11개 주요 생산 공정을 둘러볼 수 있다. 차에서 내리자 직원들은 중한석화가 한국과 중국의 합작사인 것을 확인시켜주듯 ‘시노펙-SK’란 빨간 로고가 새겨진 하늘색 작업복을 입고 오가고 있었다.
보통 화학공장이 해안가에 있지만 중한석화는 내륙에 있다. 중국 내륙 지역에 대형 에틸렌 설비가 부족하기 때문. 게다가 바로 옆에 장강(양쯔강)이 흘러 중국 곳곳에 배를 통해 물류 이동을 할 수 있고 공장 내부로 철도가 연결되는 점이 매력적이다.
보통의 석유화학공장이 가동 후 3~4년 이후에야 수익을 내지만 중한석화는 2014년 출범 1년 만에 흑자(세전이익 기준)를 내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2015년 22억6000만위안(3855억원)을 두 달 동안 정기보수에 들어간 2016년에도 20억7000만위안(3531억원)을 벌여들였다. 지난해 역시 36억4000만위안(6210억원)의 세전 이익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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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은 SK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되는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 게다가 우한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중국 내륙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에 자리 잡았다. 이날도 중한석화 내 포장공장은 우수한 폴리에틸렌을 철도와 장강을 통해 중국 내륙과 남부지역으로 보내기 위해 5개의 라인을 모두 가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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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석화는 성공적인 한중 합작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은 2000년 합작 형태로 외국기업의 진출을 허용하긴 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빅(Sabic)이나 엑손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글로벌 일부 기업에게만 에틸렌 합작사업의 문을 열어줬다. 아시아 기업에겐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태원 SK 회장이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펴며 중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여기에 한중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위정성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후베이성을 중부 물류 거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공산당의 지원도 가세했다. 이에 SK와 시노펙은 2007년 서로 합작의향을 확인하고 2013년 9월부터 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때마침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을 강타하며 합작사업 역시 늦어졌지만 SK가 이를 기다려주며 양사의 신뢰는 더욱 돈독해졌다. 현재도 에틸렌 사업에 진출한 아시아 회사는 원료를 보유한 중동 기업 외엔 SK가 유일하다.
물론 시작부터 탄탄대로를 달린 것은 아니다. 중한석화는 상업가동을 시작하며 원료의 70%를 인근 정유공장에서 공급받기로 했지만 공장에서 갑자기 원료 공급을 제한하는 바람에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급한 대로 장강 주변 3개 공장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았지만 출처가 다양하니 품질 차이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SK 울산공장에서 파견된 태스크포스(TF) 인력이 중한석화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SK는 중한석화에 부총경리와 재무부장, 기술관리부장 등 5명을 상주시키는 동시에 중국 채용인력을 배치해 운영과 경영을 함께 하고 있다. 중한석화의 전체 인력이 10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높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이원근 중한석화 부총경리는 “인력 수가 적다 해도 생산공정에 대한 문제가 생기면 수시로 한국의 인력이 중국으로 달려오고 있는데다 함께 문제를 해결한 경험도 풍부하다”며 “사업 파트너로서 양사의 신뢰는 매우 굳건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한석화는 생산 증설도 꾀하고 있다. 1년에 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지만 2020년까지 110만톤을 생산하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이미 심의와 비준을 마쳤고 올해 설계 작업을 밟고 있다. 내년께 자재 구매와 본격적인 시공을 마치면 2020년 6월께는 신규공정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생산력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데 중한화학이 110만톤을 생산하게 되면 상하이 세코(Secco·연 120만톤 생산)에 이어 광저우 푸졘(110만톤)과 함께 중국 석유화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중한화학의 성공에 자신감이 붙은 SK 역시 중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16년 본사를 상해로 옮기며 중국 내 화학산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에틸렌 뿐만 아니라 화학산업 차세대 먹거리인 패키징과 오토모티브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도 중국 내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게 SK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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