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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의 1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광고 매출이 부진해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광고시장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구글 경영진은 이를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구글은 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1분기 순이익이 35억9000만달러, 주당 5.20달러로 전년동기의 34억5000만달러, 주당 5.04달러 대비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57달러를 나타냈다. 전문가 예상치인 6.61달러에 약간 못미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2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광고업체 지급금을 제외한 매출은 139억1000만달러로, 팩트셋 리서치 전문가 예상치 140억달러에 못미쳤다. 구글은 환율 영향을 배제할 경우 매출이 1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적은 투자자들의 성장 둔화 및 비용 증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구글은 핵심인 검색 광고사업 시장이 성숙하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텔레비전 광고 같은 전통적인 광고수단이 인터넷으로 옮겨가며 브랜드 광고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1분기에는 구글의 클릭당 광고단가(CPC)가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7%나 하락했다.
최근 광고시장이 전통적인 PC 기반에서 모바일 위주로 옮겨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구글이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페이스북 등에게 뒤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통상 PC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모바일 광고 요금이 더 싸 구글의 광고단가로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컨퍼런스콜에 나선 패트릭 피체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는 “CPC 하락의 주범은 유튜브 동영상 광고인 트루뷰”라고 지적하며 “트루뷰 매출 확대를 위해 일단 구글닷컴보다 낮은 광고료를 받고 있어 전체 CPC가 낮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체트 CFO는 오히려 “이같은 트루뷰 광고를 제외하고 보면 CPC는 여전히 전년동기대비로 건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모바일 검색 광고가 늘어나고 있고 CPC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광고단가는 낮지만 유튜브 동영상과 트루뷰 광고 시청자가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고 유튜브까지도 광고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모바일 전략 자체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자리에 함께 한 오미드 코데스타니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도 사야할 물건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있다”며 “유저들이 인구통계가 아닌 SUV를 검색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이같은 유저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 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내 사업장을 모바일로 검색하는 사람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머징마켓 국가에서는 데이터 비용을 낮추려는 경향이 강해 그에 맞게 크롬 검색엔진을 더 가볍고 데이터가 덜 소모되는 별도 버전으로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경영진의 해명이 통한 듯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구글 주가는 뉴욕증시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반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