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새누리당 아동·여성 성범죄근절특별위원회는 2일 나주 초등생 납치 성폭행 사건의 대응과 관련, “이전의 성폭력 사건에 비해 이번 대응과정은 상당이 개선된 점이 많다”면서도 “초기응급은 적절했지만 몇몇 미흡한 점은 있다”고 했다.
특위 간사인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2일 나주 성폭행 사건 현장방문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후속 대응 과정에 대해 “제가 조두순 사건 때 나영이가 치료받은 것을 아는데, 그때와 비교를 하면 이전의 성폭력 사건에 비해 이번 대응과정은 상당히 개선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신 의원은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였다.
신 의원은 “전체적으로 경찰청의 초동대응과 의료진 차원의 초기응급은 적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주 경찰서와 지방경찰청이 협조해 발 빠르게 범인을 검거한 점 ▲광주지방경찰청 여성계에서 전문 여경을 파견해 아동에 대한 보호조처를 한 점 ▲나주시청에서 피해아동 가정의 나머지 세 아이를 복지시설에서 보호토록 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나주 종합병원 외과 의료진이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조치를 한 점 ▲이 과정에서 다른 전문 의료진한테 자문을 많이 받고, 전남대 병원의 소와외과 전문의가 있는 곳으로 아동을 이송한 점 등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했다.
신 의원은 다만 몇몇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첫 번째 문제는 아직 아동·청소년 성폭력사건 발생 이후에 정부 차원의 통합긴급 매뉴얼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과 여성가족부의 협조가 조화롭지 못하고, 더욱 문제는 대응시스템이 마련돼도 이것을 운영할 전문 인력이 지방까지는 안된다는 점”이라며 “피해 아동에 대한 의료와 복지를 위한 긴급한 재정지원이 어렵다”고 했다.
신 의원은 또 피해 아동에 대한 초기 보호 조처가 전문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나주병원 응급실에서 외과 진료 때 왜 피해 아동이 왔는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료가 진행되는 등 피해 아동에 대한 초기 보호·지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또 이번 사건에 많은 인력과 관심이 집중됐지만 기본적인 심리적 처치는 없었다. 이 때문에 피해 아동 부모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신 의원은 “앞으로 성폭력 지원 서비스의 전문화, 체계화가 시급하다”며 “피해 어린이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아외과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지방거점 대학병원을 만들 때 관련 인력과 전문의를 전임 교원 등 교수로 제대로 임용할 수 있게 교과부가 지원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응급복지지원을 위한 재원마련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의 응급복지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을 당 아동·여성특위에서 검토하겠다”며 “현재는 여성가족부에서 치료비만 주로 지원되고 있는데 이번 나주 사건의 경우는 피해 아동 본인의 안전과 가족들을 불안을 고려해 빨리 집을 옮겨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술 후 배변 팩 착용과 고농도 영양가 음식 등의 비용까지 감안, 초기에 복지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조두순 사건의 경우 나영이에게 국민모금을 통한 지원이 이뤄졌지만 항상 임기응변식으로 지원할 게 아니다. 정부 재정을 통한 기금 조성이나 재단 설립 등의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성폭력 피해 아동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빨리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제도적 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당 특위에서 논의하고 당정협의를 통해서 최대한 빨리 필요한 추가대책을 마련하도록 조속히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