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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권 방어하라"..당국 `팔 걷었다`

김기훈 기자I 2012.05.21 10:59:37

EU, 범유럽 차원 예금 보증방안 검토
美-英, 7개 은행 대상 대비책 공동 마련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럽 당국이 재정위기의 후폭풍이 은행권을 강타할 것을 우려해 방어벽 만들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기미까지 나타나면서 마음은 더 급해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이 범유럽 차원의 은행 예금 보증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존에 각국이 시행 중인 예금 보증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논의가 얼마나 진전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WSJ는 이 같은 방안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불량국 은행들의 뱅크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데 주목했다. EU 내 대규모 자금 이동을 견제할 만한 뚜렷한 수단이 없는 와중에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그 여파가 유럽 금융시장 전체로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해당국 중앙은행 분석에 따르면 뱅크런 발생시 이탈리아는 은행 예금의 48%가 인출될 수 있으며, 포르투갈도 예금의 21%가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버블 붕괴 후유증에 시달리는 스페인은 은행 예금의 30%가량이 초단기성으로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어 더 우려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테판 네디알코프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은행에서 적어도 900억유로, 많게는 3400억유로가 한꺼번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회원국들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도 유로존 위기 대비에 서두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영국이 유로존 위기 여파 등을 감안해 사상 최초로 광범위한 금융시스템 붕괴 대비책을 함께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대책의 대상은 양국 간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7개 은행이다. 정확한 사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국제 금융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G-SIFIs)`에 포함된 곳으로, 미국과 영국에 함께 연관된 사업 비율이 80~9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바클레이즈 등을 거론했다.

이 대책은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금융감독청(FSA)이, 미국에서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유사시 당국 주도하에 주주와 채권단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진행 중인 주요 사업들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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