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이 같은 방안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불량국 은행들의 뱅크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데 주목했다. EU 내 대규모 자금 이동을 견제할 만한 뚜렷한 수단이 없는 와중에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그 여파가 유럽 금융시장 전체로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해당국 중앙은행 분석에 따르면 뱅크런 발생시 이탈리아는 은행 예금의 48%가 인출될 수 있으며, 포르투갈도 예금의 21%가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버블 붕괴 후유증에 시달리는 스페인은 은행 예금의 30%가량이 초단기성으로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어 더 우려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테판 네디알코프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은행에서 적어도 900억유로, 많게는 3400억유로가 한꺼번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대책의 대상은 양국 간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7개 은행이다. 정확한 사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국제 금융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G-SIFIs)`에 포함된 곳으로, 미국과 영국에 함께 연관된 사업 비율이 80~9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바클레이즈 등을 거론했다.
이 대책은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금융감독청(FSA)이, 미국에서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유사시 당국 주도하에 주주와 채권단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진행 중인 주요 사업들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