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환기자] 최근 잇따라 발생한 초고속 인터넷 마비 사태의 원인이 인터넷 백본 망에 사용되는 시스코사의 라우터 결함으로 확인되면서 동일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국내 통신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피해를 입은 해당 업체들이 부랴부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인터넷 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통신업계와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 등에서 이달 들어 2번이나 벌어진 초고속 인터넷 마비 사태의 원인이 백본망에 사용되는 시스코사의 라우팅 장비(라우터) 결함으로 확인됐다.
라우터는 랜(LAN:근거리통신망)을 연결해주는 장치로 송신정보에서 수신처 주소를 읽고 가장 적절한 통신통로를 지정, 다른 통신망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다양한 경로를 따라 통신량을 분산시켜주는 핵심장비여서 백본망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다.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사상 최초로 라우터 상용화에 성공한 시스코의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 망 마비가 사고가 발생한 업체는 물론이고 시스코 마저도 정확한 해결책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를 입은 업체의 전문가들은 “특정 라우팅 정보가 BGP(Border Gateway Protocol) 테이블에는 존재하나 라우팅 테이블에는 전달되지 못하면서 인터넷이 마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사고를 겪은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임시로 네트워크 통합장비인 CRS(Carrier Routing System) 장비에 입력된 명령어를 삭제한 후 BGP 리셋을 통해 장비를 재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스코에 최단 기간에 소프트웨어 버그 패치 개발을 요청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초고속 인터넷 마비의 주원인 라이터의 결합 때문으로 파악되지만 아직까지 근원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 전체가 최악의 사태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