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흔히 "두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맥주다. 오비맥주로 대표되는 주류사업이 지난 50년간 두산그룹의 핵심사업이었다. 그러나 현재 두산그룹은 맥주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상태다. 지난 6월 오비맥주 지분을 5%만 남겨놓고 모두 정리했기 때문이다.
대신 두산그룹은 ㈜두산과 두산중공업을 양대축으로 한 신성장 전략을 추진하고있다.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테크놀로지 그룹과 ㈜두산 중심의 소비재사업 그룹으로 사업을 단순화시키고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두산그룹이 이같은 청사진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공기업이던 한국중공업을 인수함으로써 가능했다. 한국중공업은 민영화와 함께 올 3월 두산중공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약간은 안일한 이미지의 공기업에서 치열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두산그룹의 한 복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신용등급은 종전 AA-에서 BBB+로 네단계나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하향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두산중공업: 회사채 A-(한국신용정보) BBB+(한국신용평가), 기업어음 A2-(한기평)
◇사업현황- 발전·담수화설비가 핵심
지난 99년12월 발전설비사업 일원화조치로 기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이 영위하던 발전설비사업을 한국중공업이 모두 인수했다. 발전설비부문 인수계약에는 향후 10년동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발전설비 사업을 할수 없도록 하는 겸업금지조항이 명시돼 있다.
두산그룹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에 따라 한국중공업을 인수, 올해 3월 두산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따라서 두산중공업은 현재 국내 발전설비 부문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
두산중공업은 지난 9월 미국 GE로부터 총 5억7000만달러(7400억원) 상당의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GE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터빈, 발전기 등 발전소에 들어가는 핵심설비를 제작, 공급하는 내용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담수화설비 부문은 중동지역을 주고객으로 세계1위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담수화설비란 바닷물로부터 식수와 공업용수를 얻어내는 장비를 말한다. 올 상반기 아랍에미리트 움알라 프로젝트, 쿠웨이트 아주르 프로젝트 등 담수화설비 부문이 전체 매출실적을 주도했다.
◇한전 자회사 인수로 기술력강화 노려
앞서 언급한대로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부문에서 국내 독점의 위치를 누리고 있지만 국제적인 위상은 떨어진다. 세계 발전설비시장은 핵심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GE, 프랑스의 Alstom Power, 독일의 Siemens, 영국 BNFL 등이 분할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기술력 강화를 위해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과 한전기공 인수를 추진중이다. 한전기술은 원자력발전소설계, 한전기공은 발전설비 A/S를 담당하고 있다. 양사 인수는 발전설비업체로서 두산중공업의 위상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설계기술은 원자력 발전소 수주에 필수적이다. 설계기술이 없으면 국내 원전 수주에서도 외국기업에 밀려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A/S부문도 마찬가지. 원전 발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원전사업의 이익은 대부분 A/S에서 만들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한전기술의 경우 한전의 주관하에 현재 입찰절차가 진행중으로 내년 1월쯤 입찰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전기공은 지난 2차례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정부 및 한전의 한전기공 민영화 방안이 결정된 후 참여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양사 인수와 관련,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입찰이 진행중이어서 인수비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전액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자금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 개선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어났지만 순익은 감소했다. 매출은 1조26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19.0% 늘었다. 그러나 당기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2억2000만원에 비해 74.3% 줄어든 77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요인은 퇴직금 지급에 따른 특별손실 발생. 올초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퇴직금으로 375억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3분기들어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의 10억원보다 무려 1434.4% 증가한 154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1조7872억원으로 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764억원을 기록, 40.9%나 늘어났다.
GE와의 발전설비 공급계약, 폐열회수 보일러 사업, UAE 후자이라(Fujaira)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실적개선에 기여했다. 회사측은 3분기 수주고가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한 3조1574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평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두산그룹으로의 경영권 양도를 앞두고 잠재부실을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잠재부실이 제거된 상태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의 두배이상의 실적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11월말 현재 차입금 규모는 6830억원. 외형에 비해 차입금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두산중공업 3분기 실적(단위:백만원,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