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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 할퀴고 간 北…김정은, 황해남도 피해상황 시찰

정다슬 기자I 2020.08.28 08:57:40

"피해규모 예상보다는 적다…이만한 것도 천만다행"
태풍 지나가자마자 현지시찰 등 행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8호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남도를 찾아 피해지역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남도를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파악했다.

노동신문은 28일 김 위원장이 “황해남도 당위원회 위원장 리철만 동지를 부르시어 도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으시었다”고 전했다.

정확한 시찰 날짜와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태풍이 황해도에 상륙한 시점이 27일 새벽이고 다음날 북한 관영매체들이 곧바로 김 위원장의 활동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전날 오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태풍이 지나가자마자 발빠르게 수해현장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장마와 태풍 등에 따른 잇따른 재난상황이 지속하는 과정에서 민생을 직접 챙기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빗물에 꺾인 이삭과 옥수수를 주워 살펴보며 근심 어린 표정을 드러냈다. 시찰에는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태풍 8호에 의한 피해 규모가 예상하였던 것보다 적다”며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이만한 것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당 조직들과 일꾼(간부)들이 올바른 위기 대응 의식을 가지고 태풍에 의한 피해를 철저히 막을 데 대한 당 중앙의 지시를 접수한 즉시 예견성 있는 안전 대책들을 취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줄이고 각 부문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인 위기관리체계가 바로 서가고 위기대처 능력이 현저히 개선되어가고 있는데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힘을 집중해 태풍피해를 빨리 가시기 위한 사업을 잘해야 한다”며 “특히 농업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과학 연구기관들과의 연계 밑에 농작물 피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생육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수확고 감소를 최소한 줄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인민들이 어렵고 힘들 때 그들 속에 깊이 들어가 고락을 같이하면서 힘과 용기를 주고 성심성의로 도와주는 것이 우리 당이 응당 해야 할 최우선 과업 중의 하나”라며 “당 중앙위원회 각 부서들을 황해남도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 복구 사업에 모두 동원하라”고 주문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수해·태풍 복구를 위한 목표일로 잡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여러지역에서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적지 않았다. 또 공공건물 지붕이 파손되고 나무들이 부러지면서 도로가 차단됐다. 전봇대가 넘어지며 전력공급 중단 사태도 있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는 랜드마크 건물인 사리원백화점 외벽이 뜯겨나갈 정도로 거센 강풍 피해가 있었으며, 대동강 하류 남포시에서는 도로 곳곳이 유실됐다.

북한은 태풍으로 넘어진 벼와 옥수수대를 바로 세우고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차단하고 살균제와 영양제를 넣는 등 피해복구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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